국제통화기금(IMF)의 3차 그리스 구제금융 참여가 불투명해지면서 또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IMF는 트로이카 중 그리스에 가장 큰 지원금을 제공하는 돈줄인 만큼 IMF가 배제된 상태에서는 협상 타결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IMF가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내년까지 860억유로(약 109조8000억원) 상당의 3차 구제금융 지급에 합의할지 여부를 유보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IMF가 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리스는 IMF가 제시하는 추가 구조조정 계획을 수용하고 채권단 역시 채무 감축에 동의할 것을 요구했다. 양측이 이를 모두 받아들인다는 전제 하에서만 구제금융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스와 채권단 핵심 관계자들은 IMF의 이 같은 통보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전에도 IMF가 부채 감축 없이는 구제금융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넌지시 내비쳤을 당시, 유로그룹은 이에 반대한다는 뜻을 여러차례 피력한 바 있다. 때문에 향후 채무 감축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당분간 채권단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다시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이번 협상 과정에서 채무 감축에 대해 가장 극명한 거부의사를 표명했던 독일의 입장 변화 여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FT는 "거친 협상 과정이 재개될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채권단 간 불협화음이 일면서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IMF와 강경파인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등은 이미 구제금융 협상을 무위로 돌리기로 마음을 굳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3차 구제금융 불참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다시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사진=뉴시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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