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과 28일 이틀간 롯데 가(家)의 후계구도를 두고 발생한 '장자의 난'에서 당사자인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외에 또 다른 인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사진)이 주인공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아 신영자 이사장이 보유한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이 어느쪽으로 합쳐지냐에 따라 롯데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
신영자 이사장은 롯데쇼핑(0.74%), 롯데제과(2.52%), 롯데칠성음료(2.66%), 롯데푸드(1.09%), 롯데정보통신(3.51%), 롯데건설(0.14%), 롯데카드(0.17%), 롯데알미늄(0.12%), 롯데캐피탈(0.53%)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영자 이사장이 이끄는 롯데복지재단 역시 롯데제과(8.69%), 롯데칠성음료(6.28%), 롯데푸드(4.1%) 등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또 롯데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대홍기획의 지분(6.24%)을 갖고 있다.
롯데제과의 예를 들자면 신격호 총괄회장이 6.83%, 신동빈 회장이 5.34%, 신동주 전 부회장이 3.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영자 이사장은 2.52%의 지분을 보유해 만약 신 이사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과 힘을 합친다면 신동빈 회장의 지분을 넘어서게 된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13.46%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있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 역시 13.45%를 보유하고 있어 두 형제간 지분 격차는 0.01%p에 불과하다. 0.74%를 보유한 신영자 이사장이 누구의 손을 잡느냐에 따라 최대주주 자리가 바뀔 수도 있다.
이번 '장자의 난'에 실패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다른 방법으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경우 신영자 이사장의 지분이 중요한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
'캐스팅 보트'를 쥔 신영자 이사장이 이번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행과 귀국길에 동행하며 신동주 전 부회장 편으로 돌아선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979년 롯데백화점 설립 당시부터 오랫동안 사업을 직접 챙겨오며 성장시켰던 신영자 이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한국롯데의 경영 주도권을 쥐면서 사회공헌활동에 매진하는 등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
업계는 신영자 이사장의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신격호 총괄회장 사후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에는 신동빈 회장보다는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서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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