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가전, 성수기 효과 사라졌다
2015-07-28 16:32:06 2015-07-28 16:33:27
유통업체에서 여름철을 맞아 제습기와 선풍기를 전면에 전시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가전업계가 계절가전의 성수기 효과를 누리지 못하면서 시름에 빠졌다.
 
올해 여름은 간간이 비 소식이 있기는 했지만 마른장마에 가까운 수준으로 강수량이 적은 상황이다. 이에 앞서 예상치 못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발생으로 소비심리도 급격히 위축됐다.
 
에어컨·제습기 등 냉방가전은 주로 6~8월 구매가 집중돼 있으며 이 기간 동안의 매출이 연간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날씨가 많이 덥지 않거나 습하지 않을 경우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제습기 업계 관계자는 "다른 가전제품과 달리 제습기는 온전히 여름철에만 판매되는 계절 특화 상품인데 과거와 달리 태풍이나 장마가 짧은 탓에 실질적인 수요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재고처리를 위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에어컨을 구매하면 제습기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거나, 50% 이상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 등이 동원되고 있다.
 
지난해 재고 물량이 쌓인 상태에서 올해 신제품까지 출시됐기 때문에 제습기 한 대당 이윤을 다소 줄이더라도, 제품을 판매하는 게 재고를 유지하는 데 쓰는 비용보다 이익이라는 판단에서다.
 
에어컨의 경우 제습기보다 상황이 낫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 효과가 극대화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에어컨에 공기청정·제습 등의 기능을 추가하면서 '에어컨은 여름에만 사용한다'는 통념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 미리 에어컨을 구매하거나 예약하면 여름에 구매하는 것보다 더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고 있는 것도 여름 매출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여름철 성수기라는 게 자연스럽게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성수기 효과라는 용어 자체가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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