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가처분 항고심도 엘리엇에 완승(종합)
법원 "합병 결정 합리적 경영판단"…엘리엇 항고 모두 기각
2015-07-16 12:41:46 2015-07-16 16:14:03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인수·합병(M&A)에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제기한 2건의 가처분 신청이 항고심에서도 모두 기각됐다.
 
16일 서울고법 민사40부(이태종 수석부장판사)는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KCC를 상대로 낸 '삼성물산 주주총회 소집통지금지 가처분 신청'과 '삼성물산 자사주 KCC 매각 무효 가처분 신청' 항고심에서 모두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우선 엘리엇이 신청한 '삼성물산 주주총회 소집통지금지'에 대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1대 0.35)은 현행법에 따라 산정됐고 합병을 결정하게 된 경영판단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삼성물산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두 회사 간 합병비율은 적법하게 정해졌고 두 회사의 주가 또한 다른 부당한 행위에 의해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의 기준 주가에 따라 합병가액을 산정한 것도 시장주가가 당해 기업의 객관적 가치를 가장 충실하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위헌 요소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공시된 이후 삼성물산 주가가 상당히 상승하는 등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면서 "두 회사 간 합병이 삼성물산 및 주주에게 손해만 입히고 반대로 제일모직과 그 주주에겐 이익이 되는 것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물산이 건설 및 상사 분야 매출 성장세가 예전보다 침체된 상황이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레저, 패션, 식음료, 바이오 분야 등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제일모직과 합병을 추진한 것은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이라고 인정했다. 삼성물산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8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154억원보다 55.7% 감소했다.
 
재판부는 엘리엇이 제기한 '삼성물산 자사주 KCC 매각 무효'도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의 자사주 처분은 적법하게 이뤄졌고 처분의 목적과 방식 및 가격 등의 선택도 합리적인 경영상의 판단 범위에 있어 무효로 볼 수 없다"면서 "삼성물산 경영진과 KCC 경영진이 선관주의 및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거나 대표권을 남용했다고도 보기 어렵다"며 1심의 기각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또 엘리엇은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승인되더라도 주식매수청구권으로 자신이 보유한 주식만큼의 금액을 회수할 수 있고, 주주의 지위도 주주총회결의 취소의 소 등을 통해 보유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KCC는 엘리엇의 가처분 결정이 인용된다면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조차 할 수 없게 되고 이의신청이나 본안소송을 통해 가처분 결정의 타당성을 다퉈 볼 기회조차 사실상 박탈당하게 돼 불합리하다고 봤다.
 
앞서 1심은 '삼성물산 주주총회 소집통지금지'에 대해 "엘리엇의 등기이사 7인에 대한 신청은 모두 각하하고, 삼성물산에 대한 신청은 모두 기각한다"며 엘리엇의 신청을 기각했다.
 
'삼성물산 자사주 KCC 매각 무효'에 대해서도 "합병에 반대하는 일부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볼 수 있으나 그 자체로 회사나 주주 일반의 이익에도 반한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서울고등법원. 사진 / 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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