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전망이 다시 하락했다. 중국경제 성장둔화, 엔저에 메르스가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2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를 실시한 결과, 3분기 전망치는 ‘88'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기업체감경기를 뜻하는 BSI는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지난 2분기 97까지 올라왔던 경기전망이 88까지 떨어졌다”며 중국경제의 성장둔화, 엔저 등으로 인한 수출감소와 메르스 확산에 따른 내수위축, 외국인 관광객 급감 등이 체감경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북에서 중고가 의류 소재를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은 최근 중국으로의 수출물량이 뚝 떨어졌다.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중고가 의류보다는 SPA브랜드 같은 중저가 의류로 소비가 옮아가 중고가 소재인 교직물 수요도 감소한 것. 여기에 중국 경쟁업체도 늘어 입지가 좁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분기 중국 수출물량이 작년 대비 20%가량 줄었다”며 “하반기에도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지지는 않을 듯하다”고 전했다.
경기도의 석유화학 생산설비 기업은 메르스로 인해 해외 고객사의 현장시찰이 더뎌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시찰을 와야 원활한 납품이 가능한데 메르스가 발목을 잡은 것. 이 기업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해외 거래처의 반응은 ‘지켜보자’는 식”이라며 “최근 두명의 자가격리자까지 발생해 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출기업 BSI전망치는 91로 내수기업(87)보다 높았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 전망치가 83으로 중소기업(88)보다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전 지역의 체감경기가 기준치를 밑도는 가운데 수도권(95), 충청권(90), 제주권(90)이 강원권(75), 대경권(76)보다 높았다.
대한상의는 “반도체, 스마트폰 관련 기업이 많은 수도권, 충청권이 자동차부품 생산감소, 철강업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권, 대경권보다 사정이 나은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에 바라는 정책과제로 기업들은 ‘내수진작’(49.8%), ‘기업 자금난 해소지원’(23.4%), ‘기업 인력 지원’(9.4%), ‘규제개선’(9.0%), ‘환리스크 관리 지원’(7.2%) 등을 차례로 꼽혔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3분기 BSI가 하락했지만, 올 하반기는 내년까지 회복세를 다시 살려나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미국 금리인상, 엔저, 중국경기둔화, 메르스 등 잠재적 불안요인에 대비하기 위해 각 경제주체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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