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요즘 투자 할 요량으로 수도권 아파트를 보러 다니고 있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매매가격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세입자가 있는 물건을 매입할 경우 투자 금액 부담이 적고, 최근 시장 분위기를 볼 때 매매가격도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다.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전세입자를 낀 매물을 매수해 시세차익을 누리는 투자 기법이 다시 성행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저금리 기조로 인해 시세차익 대신 월세로 수익을 올리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던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2.32% 오르며 지난 2008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전셋값 상승률은 3.9%로 매매가격 상승률을 웃돌았지만 최근 3년 이래 매매가격 상승률과의 격차는 가장 좁혀졌다. 하지만 전세 매물이 귀하다보니 높은 가격에 전세입자를 들여 전셋값이 오르면 투자금액을 회수하고 시세차익까지 누리는 고전적인 투자 방법을 다시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진타운 전용면적 59㎡는 전세입자가 있는 10여 건의 물건이 거래가 성사됐거나,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의 매매시세는 3억7500만~4억4000만원, 전세시세는 3억2000만~3억6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최고 85%에 달한다. 하지만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다보니 얼마 전 단 하나 나와 있던 전세 물건이 3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매매시세를 한 달 만에 1000만원 가량 끌어올렸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소형아파트는 전세가 너무 귀하고 매매가격과 별 차이가 없어 매수를 하려고 해도 입주가 바로 되는 매물이 거의 없다"며 "여기에 월세를 목적으로 매입하는 수요와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수요까지 겹치며 매수세가 매우 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이며 전세입자가 있는 매매물건이 인기다. 사진/ 뉴시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소형아파트에만 그치지 않는다. 소형아파트의 강세가 중형 이상 아파트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 아이파크1차 전용면적 84㎡는 최근 거래된 3건 모두 전세입자가 있는 물건이며,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남양주 별내신도시에서도 전세를 낀 쌍용예가 전용면적 101㎡의 거래가 이뤄졌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은 전세입자를 끼고 매입하는 경우 중소형은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생각해서 그 이상 면적 대 물건을 매입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조사결과 지난달 전용면적 60㎡초과 85㎡이하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3.8로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어선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85㎡초과 102㎡이하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101.4를 나타내며 지난 3월 매매가격지수 100 돌파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전용면적 60㎡이하 아파트가 지난 2013년 11월 이후 100을 넘긴 데 이어 면적이 넓은 아파트까지 차례로 상승 전환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방서후 기자 zooc60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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