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전통의 남대문시장을 민·관 협력사업을 통해 경기 침체를 뚫고 글로벌 관광·쇼핑 메카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남대문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를 늘리기 위해 본점 바로 옆 메사빌딩에 상설 한류 공연장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또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정부의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사업에 15억원의 지원금을 내놓고, 남대문시장의 콘텐츠 개발에 유통 노하우를 제공키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날 서울 중구 메사빌딩에서 남대문시장상인회, 중소기업청, 서울특별시, 중구와 손잡고 남대문시장을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한 협약식을 열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재용 남대문시장상인회장, 한정화 중기청장, 박원순 서울시장, 최창식 중구청장,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 등이 참석했다.
(왼쪽부터)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김재용 남대문시장상인회장,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24일 서울 중구 메사빌딩에서 남대문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업무 협약을 맺고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앞으로 남대문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하우와 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기획·홍보·유통·마케팅 역량 지원에 나서게 된다. 메사빌딩을 활용해 남대문시장 외국인 관광객 집객을 위한 한류 공연장 설치를 결정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세계백화점과 중구는 이를 위해 지난달 27일 한국뮤지컬협회와 함께 메사빌딩 10층에 자리잡은 530석 규모의 팝콘홀을 한류공연장으로 상설 활용하기 위한 '남대문 시장 문화활성화·뮤지컬 산업발전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시와 중구는 남대문 시장 활성화에 역량과 자원을 활용하는데 공감하고 문화·예술·디자인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외국인 관광객 정책 수립과 연계, 남대문시장의 글로벌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중구는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을 지역 발전을 위한 최대 현안과제 중 하나로 삼고, 남대문 시장을 거점으로 새로운 한류 관광타운을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필수 방문코스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중구는 명동-신세계-남대문시장-숭례문-메사 한류공연장-한국은행 화폐박물관-남산 등을 잇는 창조문화 벨트를 조성해 쇼핑에 문화·예술·역사가 어우러지는 관광 올레길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또 남대문시장상인회는 남대문시장의 숨은 명품과 명물, 명인 등을 발굴하는 오디션 형식의 콘텐츠 발굴 방안을 마련하고, 외국인 관광객 편의시설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남대문시장은 ▲중국과 일본, 미국 등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로드맵 수립 ▲전통시장 상품 등 콘텐츠 개발 ▲글로벌 마케팅·서비스 지원 등을 받게 된다.
중기청은 ▲남대문시장 등 글로벌 명품시장 홍보동영상 해외송출, 홍보CF 제작 ▲전통시장박람회 개최 시 글로벌 명품시장관 운영 등을 추진한다.
이번 협약에 따라 신세계백화점은 남대문시장의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에 앞으로 3년간 1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육성기금은 ▲관광안내·편의시설 리뉴얼 ▲외국인 관광유치 홍보·마케팅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사업에 참여한 것은 본점이 남대문시장과 맞닿아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고, 그간 남대문시장과 각별한 관계를 이어온 터라 정부의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사업에 동참하는 것이 상생협력에 도움된다는 판단에서다.
민간기업이 정부가 주관하는 '글로벌 명품시장' 사업에 육성기금을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 중기청과 서울시·중구가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선정된 남대문시장에 향후 3년간 국비와 지방비 각각 25억원씩, 총 50억원을 투입한다는 지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신세계백화점도 뜻을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같은 달 신세계백화점은 남대문시장이 전통과 개성을 살려 글로벌 쇼핑 콘텐츠와 관광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시장 환경 개선과 온라인 마케팅 등 시장 활성화 방안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남대문시장이 향후 3년간 받게 되는 민관협력 지원금은 모두 합해 65억원이다.
한편 중기청, 서울시, 중구, 남대문시장상인회, 신세계백화점은 이날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민관협력 사업단을 발족키로 합의했다.
글로벌 명품시장사업단은 중기청·서울시·중구와 외부 전문가,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파견된 실무 인력이 참여해 글로벌 감각에 걸맞은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운영할 계획이다. 사업단은 이와 별도로 지방자치단체, 소비자, 학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특성화위원 회를 꾸려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 공략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이 성공리에 추진되면 남대문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현재 연간 360만명 수준에서 명동에 버금가는 연간 700만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이번 민관협력 사업의 성공적 추진으로 600년 역사와 전통을 갖춘 남대문시장이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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