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던 외국인이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 우려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온 이후 완화됐지만, 여전히 진행형인 그리스 사태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488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3일 연속 순매도한 금액이 7173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주(8~12일)에는 5일 연속 매도세를 지속하면서 6701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는 지난 1월12일부터 19일까지 6일 연속 매도행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외국인은 지난 1월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에서 꾸준한 순매수 행진을 펼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월 9000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2월에는 5730억원을 순매수했으며 3월 2조9560억원, 4월 4조6750억원, 5월 1조3545억원을 사들였다. 지난 5월까지 총 8조6090억원을 순매수한 것이다.
외국인 매도세로 인해 코스피도 추세적인 약세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이날 코스피는 7.02포인트(0.34%) 오른 2041.88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말 대비로는 3.45% 하락한 수준이다. 특히 외국인이 올해 최대 순매도(-3418억원)를 기록한 지난 16일에는 장 중 2008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국내 주식시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이머징 국가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그리스 사태에 대한 우려감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에만 매도세가 나온 것이 아니라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서 매도가 나오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그리스 우려감 등으로 위험자산에 대해 기피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이머징 국가에서 전반적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진행되고 있다"며 “FOMC가 끝나긴 했지만 길게는 6개월 이내에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한다는 것에 대한 변화는 없다보니 외국인이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면서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이머징 국가인 대만에서 외국인은 이달 들어28억71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또 인도 5억7100만달러, 인도네시아 3억3200만달러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도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그리스 사태가 끝나야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석현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가 관건"이라며 “양호하게 타결될 경우 순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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