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됐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서프라이즈'는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회의를 지켜봤던 투자자들은 올해 안에 점진적으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준, 점진적 금리 인상 시사
17일(현지시간) 연준은 양일간 개최한 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종전과 같은 0~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지난 겨울 부진을 딛고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시장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연준은 "실업률이 안정된 상태로 유지되면서 일자리 증가가 개선됐다"며 "노동 자원의 유휴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말 실업률은 지난 3월 전망치보다는 약간 높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현재 낮은 수준이지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점진적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연준은 별도로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올해의 국내총생산(GDP) 예상 성장률을 기존의 2.3∼2.7%에서 1.8∼2.0%로 낮췄다. 1분기 미국 경제가 한파의 영향으로 크게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의 예상 성장률은 2.3∼2.7%에서 2.4∼2.7%로 소폭 높아졌다.
회의 결과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은 다소 신중한 모습을 나타냈다.
옐런 의장은 고용 시장 및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고 올 초 경기 부진은 일시적이었다면서도 "아직 기준금리를 언제 올릴지 결정하지 않았고 경제 여건이 아직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옐런 의장은 "고용시장이 추가로 성장하는 것이 확인되고, 물가 상승률이 중기적으로 2%로 회복된다는 확신이 생길 때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확신을 줄 수 있는 경제 지표가 더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성명서에서 연준은 이날 10명의 FOMC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음 FOMC 정례회의는 7월28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다.
◇"금리 인상 유력 시기 올해 9월"
전문가들은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다수의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이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 올해 9월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성명서에서 17명 중 2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올해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댄 그린하우스 BTIG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망설임이 보이긴 하지만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하고 싶어한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평가했다.
올해 몇 차례 금리가 인상될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연방기금금리 중간 값은 0.625%로 3월과 같았는데 이는 올해 한 두 차례 금리가 인상 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 차례 인상을 예상한 위원은 5명으로 지난 3월보다 4명이 늘어났지만 두 번 인상을 예상한 위원은 5명으로 3월 회의 때 7명보다 2명 줄어들었다.
따라서 올해 몇 차례 금리가 인상될지 여부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점도표를 살펴봐도 2016년 말 전망치는 기존 1.875%에서 1.625%로 낮아졌고 2017년 말 전망치도 3.125%에서 2.875%로 하향 조정됐다. 금리 인상이 이뤄져도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잭 애블린 BMO프라이빗 뱅크 최고투자책임자는 "옐런 의장은 금리를 점진적인 속도로 올릴 것"이라며 "이것이 투자자들 모두가 내린 결론"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의 성명서와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이 시장에 혼재된 메시지를 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점도표가 예상보다 비둘기적으로 나오면서, 9월이 유력한 금리 인상 시기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선영 아이비토마토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