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을 늘리려는 기업의 노력은 마치 중력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다. 사과가 하늘로 솟지 않고 땅으로 떨어지듯, 기업의 이윤 추구 행위는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이런 이론의 맹점을 지목하며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과해지면, 오히려 망하는 지름길에 들어설 수 있다며 경고음을 냈다. 수익만을 추구하다 투자할 기회를 놓치면 혁신이 일어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고객 만족이란 가치도 추구하기 어렵게 된다. 비용을 절감하다 보면 서비스의 질도 떨어지기 쉽다.
◇시연자가 아마존의 파이어폰으로 온라인쇼핑몰 아마존닷컴
사이트에 접속했다 (사진=뉴시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교해보면 HBR이 말하려는 바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HBR은 곳간에 돈을 쌓느라 혁신을 게을리한 기업으로 MS를 꼽았다. 초창기에는 해적보다도 용감한 회사였으나, 성공한 이후에는 보험회사보다 리스크를 두려워하는 겁쟁이가 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MS는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리기 보다, 기존에 개발한 윈도우 OS와 오피스 패키지에 집중하는 편을 택했다.
덕분에 스티브 발머 전 MS 최고영영자(CEO)는 14년 임기 동안 무려 2500억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휴대폰과 소셜미디어 사업을 놓치는 우를 범했다. 발머 스스로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인터뷰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비스타를 출시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윈도우 비스타는 호환성 문제로 시장에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미국 유명 스타트업 육성 기관인 와이콤비네이터 창업자인 폴 그레이엄은 "20년간 MS는 소프트웨어 업계를 주름잡았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아무도 MS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MS와 대척점에 있는 기업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마진을 적게 잡는 대신 기존의 사업을 확장하고 없던 사업을 신설하는 데 집중했다. 세상 모든 것을 팔겠다는 일념 아래 판매 상품을 다변화하고 하루 배송과 같은 색다른 서비스도 만들어 낸 것. 이를 위해 아마존은 캘리포니아와 미국 내 곳곳에 배송 서비스 센터를 짓고 수천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아마존은 지난 2006년 초 웹서비스(AWS)란 클라우드 서비스도 시작했다. 현재 이 AWS는 세계 190개 국가에서 수천만명이 쓰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아마존 프라임도 개시해 물건뿐 아니라 콘텐츠도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아마존의 몸을 사리기보다는 리스크를 안고 사업 영역을 하나하나 확대해 나갔다. HBR은 이런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아마존이 성공한 기업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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