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세상이 도와주지 않으면 나도 클 수 없어…돌려주는 것이 당연"
'진짜 부자' 김원길 안토니 대표
2015-06-05 06:00:00 2015-06-05 06:00:00
올해 예상매출 500억원대의 기업이 연간 10억원을 사회공헌 비용으로 지출한다. 지난달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어르신 1370명을 모시고 유명가수 초청공연, 식사대접 등을 진행했다. 올해만 네 번째 효도잔치다. 정작 대표 자신은 2년 전에야 전셋집 신세를 벗어났다.
 
김원길 안토니 대표
그 주인공은 신발업체 '안토니'의 김원길 대표(사진)다. 김 대표가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은 매우 다양하다. 인근 군부대의 신병들에게 매 기수 강의를 하고 연간 총 16명의 우수장병에게 해외여행 기회를 제공한다. 고향(충남 당진)의 12개 마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각 100만원씩의 장학금도 지급한다. 인근 국립암센터에도 직원들과 함께 지금까지 1억3500만원을 기부했다. 대학에도 기부금을 낸다.
 
"지난달에 효도잔치를 할 때는 초대장이 1150장이 나갔는데 실제로는 1300명 넘게 오셔서 의자를 급하게 깔아야 했어요. 당일 식대로만 3000만원이 지출됐더군요. 제가 스폰서에 진행에 노래까지 하며 어르신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신 것에 만족합니다."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는 이유를 묻자 김 대표는 '내가 돈을 어디서 버느냐를 따져보면,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세상이 내 사업을 도와주지 않으면 클 수가 없어요. 결국 고객들이 제품을 구입해 줘야 사업이 되는 것이잖아요. 세상에 배풀어야 부메랑처럼 돌아오더군요. 사회공헌이라는 것도 결국 나를 위한 것이죠."
 
김 대표는 최근 방한했던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의 발언 중 '내가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지만, 세상이 잠시 맡겨놓은 것이지 내 돈이 아니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세상에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겠다는 생각을 지속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외부 사회공헌 만큼이나 내부 직원들의 사기진작에도 힘쓰고 있다. 고객에게 사랑받고, 사회로부터 존경받으며, 직원 모두가 만족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셋째 아이를 낳은 직원에게 출산장려금 2000만원을 지급하고, 청평과 제주도에는 직원 전용 별장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여름 직원들과 함께 수상스포츠도 즐긴다. 직원 누구나 탈 수 있게 스포츠카도 회사에 마련해 놓고 있다.
 
"이직을 할 경우에는 대리점 사장으로 만들어 보내려고 합니다. 어디를 가든지 안토니 출신이 잘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에요. 최근 경기도 일산에 개인 돈으로 '요즘 앤 요맛'이라는 음식점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곳도 자리가 잡히면 분점을 낼 때 직원들이 사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할 생각도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많은 사람을 자산으로 하는 진짜 부자'라고 자부했다. 효도잔치나 군부대 후원 등을 통해 맺어진 수많은 제2, 제3의 어머니와 아들들의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다는 것이다.
 
"효도잔치에 참석한 어르신이 내년에도 꼭 불러달라고 부탁하고, 수혜를 받은 학생이나 군 장병이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내올 때마다 세상에 더 베풀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 대표는 "수전노처럼 살면 죽을 때 얼마나 후회가 많겠냐"며 "많은 사람들이 좁은 생각을 내려놓고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