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다음달 디젤 모델을 선보이는 티볼리 탓에 고민에 빠졌다. 현재 분위기가 좋은 가솔린 모델과 '소형 SUV 2차 대전'의 선봉에 설 디젤 모델의 생산 비중을 두고 막바지 조율이 쉽지만은 아닌 까닭이다.
쌍용차(003620)는 자사 SUV 티볼리 디젤모델을 다음달 해외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내수 판매는 7월에 시작된다.
'디젤'과 'SUV'는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템이다. 특히 티볼리를 비롯해 르노삼성 QM3와 현대차 올뉴투싼, 한국지엠 트랙스 등 소형 SUV차량들은 각 사의 내수 판매를 이끄는 모델들이다.
SUV 인기는 디젤 차량이 주도했다. QM3가 지난 달 까지 전년 동기 대비 150% 가량 판매랑이 증가한 점과 올 뉴 투싼이 지난달에만 8000대 이상이 팔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지난 3월 월 2만대 판매 시대를 연 수입차 시장의 디젤 세단 상승세 디젤 차량 증가에 힘을 보탰다. 올 1분기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디젤 차량은 14만97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하며 44.2%의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는 디젤 차량 비중이 5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지엠과 쌍용차가 트랙스와 티볼리의 디젤 라인업 추가를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쌍용차는 가솔린과 디젤의 생산 분배에 대해 "가솔린 모델의 인기가 당초 예상보다 높다"며 "(디젤 모델의)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지만 현재 계획은 가솔린 6, 디젤 4정도의 비중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티볼리 가솔린 모델은 지난 1월 출시 이후 월 1000대 이상의 판매량의 기록 중이다. 총 판매량은 1만1457대로 내수 판매 전체 2만9237대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디젤 SUV에 주력하며 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상황에서 쌍용차의 이 같은 복안은 다소 의외다.
쌍용차에게 티볼리의 성공은 중요하다. 4년 만에 내놓는 신차인 동시에 마힌드라 그룹에 안긴 이후 첫 투자 승인을 받아낸 차량이었기 때문이다. 2009년 경영악화로 구조 조정된 노동자의 복직 문제 역시 티볼리의 성공이 전제돼야 논의가 가능하다.
때문에 이 같은 쌍용차의 고민은 비록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디젤 SUV 모델의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기대치를 상회한 가솔린 모델 역시 잡고 싶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쌍용차 평택공장 티볼리 생산라인은 한 달에 1시간여를 제외하고 상시 가동 중이다. 밀려드는 수요에 주야간 2교대로도 가솔린 모델의 수요를 따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굳이 가솔린의 생산을 대폭 줄여 디젤 모델에 '올인'하지는 않겠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연초 유가 하락으로 인해 가솔린 모델이 예상보다 호조를 이뤘지만 시장의 요구가 디젤 차량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 중인 만큼 티볼리 역시 디젤 모델에 대한 비중이 차츰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쌍용차 티볼리(가솔린 모델) 이미지(사진=쌍용차)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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