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개선됐다는 것은 국내 경기가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의 생산과 판매가 늘어나 생긴 이익이 아니라 구조조정과 원자재 값 하락에 따른 비용감소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시가총액 상위사들이 몰려 있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두드러진다.
12월 결산법인 577개 중에서 501개의 1분기 연결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이 432조822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78%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영업이익(28조2637억원)과 순이익(20조9286억원)은 각각 7.09%, 3.79% 증가했다. 특히 유가시장에서 매출액 비중이 10.9%에 달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순이익 증가폭은 29.5%에 달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올해 매출이 줄어드는데도 이익은 대폭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기업들의 이익 증가를 마냥 반길 수 만은 없다는 점이다. 1분기 순이익이 늘어난 업종은 통신(283.52%), 전기가스(199.23%), 철강금속(189.48%) 등이다. 이 가운데 통신업종은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비용감소에 따른 실적개선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업종의 경우 원자재 값 하락에 따른 비용감소로 인해 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업종의 수익성 개선과 관련, "그간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발생하며 철강업종의 1분기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통신업의 순이익은 6735억원으로 전년 동기 1756억원 대비 283.52% 늘었고, 철강금속은 933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작년 같은 기간 3225억원 대비 189.48% 증가했다.
반면 섬유의복(74.62%), 유통(32.90%), 전기전자(20.46%) 등의 업종은 이익이 감소했다. 내수부진과 원화 강세로 인해 유통과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의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개선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0.79%p 오른 6.53%로 나타났다.
매출액 순이익률은 4.84%로 작년 같은 기간 4.39%보다 0.45%p 향상됐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은 1000원어치를 팔아 약 65원의 영업이익을 남겼고, 실제로 손에 쥔 돈은 약 48원 수준이라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종의 이익 개선이 두드러진다.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금융업 49개사 중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제외한 47개사의 수익성은 대폭 개선됐다. 이들 47곳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8%, 39.7% 증가했다. 이중 증권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21.0%, 306.6% 증가해 개선세가 눈에 띈다. 반면 건설업은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섰고, 비금속광물(-80.99%)과 섬유의복(-74.62%), 유통(-32.90%), 전기전자(-20.46%) 등은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상장사들은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감소하면서 수익성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연결 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한 643개의 영업이익은 1조5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9조6056억원으로 3.45% 늘었다. 하지만 순이익은 9832억원으로 11.15% 감소하면서 매출액 순이익률도 3.32%를 기록, 지난해보다 0.55p% 감소했다.
즉 코스닥 상장사들이 1000원을 팔아도 남는 이익은 33.2원에 그치는 것이다. 소속부별로는 벤처기업부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710억원 55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78.53%, 162.03% 증가한 것이다. 증견기업부도 영업이익은 24.56%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우량기업부는 영업이익이 5.12%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4.12%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IT종합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9%, 5.16% 증가했다. IT 중에서는 H/W 정보기기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5.80% 94.24% 늘었다. 이어 인터넷도 각각 25.31%, 48.17% 증가했다. 반면 IT를 제외한 업종 중 전기가스수도는 각각 8.11%, 25.70% 감소했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디지털콘텐츠가 166.43% 급증했으며 정보기기도 150.39% 뛰었다.
반면 컴퓨터서비스와 통신장비는 적자전환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전체 순이익은 2594억82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3.88%, 전기가스수도도 28.41% 감소했다. 또 분석대상 기업 643개중 67.50%에 해당하는 434사는 흑자를 기록했다. 이중 흑자전환 기업은 63개사다. 반면 적자를 지속한 기업은 총 209개사(32.50%)며 적자전환은 75개사다.
연결 기준 매출액이 가장 큰 코스닥 상장사는 성우하이텍으로 전년 대비 2.42% 증가한 85017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인터파크홀딩스(7796억원), CJ오쇼핑(5790억원), CJ프레시웨이(4671억원), 우리조명(4050억원) 등의 순이다.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큰 기업은 일경산업개발로 1분기 34억5800만원으로 2756.09% 증가했다. 반면 피엘케이는 매출액 3억390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이어 로켓모바일(4억6400만원), 엠벤처투자(5억6700만원), 아큐픽스(6억800만원), 아미노로직스(8억3000만원) 등의 순으로 매출액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율이 가장 큰 것은 감마누(14억1700만원)으로 92.54%나줄었다.
권준상·유현석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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