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이 외국인 실질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이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결산법인이 외국인 주주에게 배당한 금액은 총 6조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4060억원(30.4%) 증가했다. 이 금액이 6조원을 돌파한 것은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외국인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한 회사도 940개사로 1년 전에 비해 57개나 늘어났다.
외국인 배당금 총액을 시장 유형별로 보면, 유가증권 시장은 전년 대비 1조3728억원(30.3%) 증가한 5조9064억원, 코스닥 시장은 332억원(34.4%) 늘어난 129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실질 주주의 총 배당금 중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39.1%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외국인 주주의 배당금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무려 40.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에서의 비율은 13.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예탁원 관계자는 "대형 법인 위주의 대폭적인 배당금 증가가 외국인 배당 규모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가장 많이 지급한 회사는 삼성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총 1조8400원을 지급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45.1% 증가한 수준이다. 그 뒤를 이어 현대자동차가 전년대비 48.3% 증가한 4210억원, 신한금융지주가 54.4% 늘어난 2960억원을 지급했다.
반면, SK텔레콤과 현대모비스가 외국인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각각 2900억원, 1330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9.5%와 26.6% 감소했다.
코스닥 시장 법인의 경우, GS홈쇼핑이 전년대비 105.6%가 증가한 185억원을 지급했고, 지난 2013년도에 무배당을 실시한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작년에 123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파라다이스(80억원), 동서(62억원), 한국기업평가(61억원), 메가스터디(47억원), 성우하이텍(39억원), CJ오쇼핑(35억원), 파트론(31억원), 하이록코리아(23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배당금 수령액이 가장 많은 외국인 주주의 국적은 미국(2조5100억원)으로, 외국인 총 배당금의 41.6%를 차지했다. 이어 영국(5270억원), 룩셈부르크(3720억원), 싱가포르(3210억원), 사우디아라비아(233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작년 12월 결산법인이 외국인을 포함한 전체 실질 주주에게 지급한 총배당금은 15조423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3조3785억원(29%) 늘어난 것으로 정부의 배당 증대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는 평가다.
업종별 현황을 보면, 반도체 관련 업종(삼성전자 포함)이 3조5800억원으로 전체의 23.2%를 차지했고, 자동차 관련업, 금융지주회사, 전기 통신업, 1차 철강 제조업 등이 그 뒤를 이어 높은 배당을 했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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