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부실한 기업분석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증권사들이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추정치와 실적 사이의 괴리율이 70%를 넘는 등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사 중에서 에스에프에이, 게임빌, CJ프레시웨이, 성광벤드, 슈피겐코리아, GS홈쇼핑 등에 대한 전망치와 실제 실적의 괴리율이 높았다.
실적 괴리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에스에프에이다. 에스에프에이의 1분기 영업이익은 25억2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증권사들의 추정치인 103억원에 비해 75.51% 차이가 있다.
실적 발표 전인 지난 4월 에스에프에이 관련 증권사 보고서는 총 5개다. 이 중 가장 실적 추정치가 높았던 증권사는 이베스트증권으로 영업이익 8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빌의 실적 괴리율도 높았다. 증권사 추정치는 34억원이었으나 회사가 발표한 잠정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괴리율이 55.47%에 달한다.
흥국증권은 게임빌의 영업이익이 6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잠정 실적과의 차이는 75%에 달했다.
슈피겐코리아의 경우 실적 전망치와 실제 실적 격차가 큰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슈피겐코리아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23억원이지만 실제 잠정치는 83억원으로 그 차이가 32.40%에 달한다.
지난달 슈피겐코리아 관련 종목보고서는 4건 중에서 IBK투자증권이 127억원으로 전망치가 높았다.
이밖에 코스피 상장사 중 제일모직, 한미약품, 삼성SDI,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풍산, 웅진씽크빅, LS산전 등도 전망치와 잠정 실적의 괴리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잠정 실적이 증권사 전망치와 큰 격차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슈피겐코리아는 실적을 발표한 지난 12일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다음날도 6%넘게 급락했다. 게임빌도 실적발표 당일 주가가 0.74%하락했으며 지난 13일에도 8.12% 급락했다. 성광벤드도 실적발표 당일부터 이날까지 4일 연속 내림세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한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와 괴리가 큰 것은 연구원들의 기업 정보에 대한 업데이트가 늦어졌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연구원들이 7~8개 업체를 관리했는데 요즘은 연구원들의 숫자가 줄게 되면서 업무가 늘어난 부분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추정치는 단순한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것으로 조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증권사 보고서는 질이 많이 올라왔지만 정확성이나 신뢰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부분을 인지해야 된다”며 “기업실적 전망치는 그야말로 전망치일 뿐인 만큼 참고자료나 방향성을 정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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