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저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기대에 증시가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지만 우리 경제가 3분기 이후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회복이 더딜 것이기 때문에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1%를 기록해 플러스로 전환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3분기 이후부터는 다시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에 비해 해당 분기에만 있는 이벤트로 인한 눈속임을 피할 수 있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에 비해 주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통상 경기 저점보다 2∼3개월 정도 앞서 저점을 찍는 GDP 성장률은 2∼3분기에 걸쳐 플러스 성장세가 유지돼야 경기가 저점을 지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전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3분기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선다면 경기회복 시점은 그만큼 멀어진다고 볼 수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전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다시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근거로 ▲ 3분기 이후 나타날 재정정책 효과 공백 ▲ 환율효과 끝 ▲ 구조조정 지연 ▲고용불안 등을 꼽고 있다.
삼성증권 전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는 정부가 경기하강을 막으려고 대규모 유동성을 투입한 덕에 생각보다 좋을 수 있지만, 하반기에는 구조조정 지연에 대한 부담으로 전분기 대비 회복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며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내수회복이 주춤해지는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는 경제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GDP 성장률의 플러스 회복은 환율 및 정책효과에 따른 것으로 지속성을 자신하기 어렵다"며 "환율효과가 점차 약화되는 상황에서 재정정책 효과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3분기는 재차 마이너스 성장 위협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재정지출 확대분은 30조원에 가까운데, 이는 기존 예산계획상 총지출의 연간 증가분 22조원을 초과집행한 것으로,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더라도 하반기 재정 지출 증가분은 전년 대비 10조원에도 못미칠 것이어서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재정효과는 축소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수석연구원은 "현재 경기회복 내용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며 "기술적 반등의 약발이 다되는 상태에서 정부의 경기부양책 집행이 지연될 경우 3분기께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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