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포스코가 올 1분기에 지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전방산업 부진으로 제품 가격이 일부 하락했지만, 중국 철강사의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해외시장에서의 경쟁 강도가 약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호재에도 불구하고 포스코건설에서 시작된 비자금 사건 수사가 포스코그룹 전체로 확산되면서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8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005490)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49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하고,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포스코는 1분기 영업이익이 2011년 1조3559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2년 7878억원, 2013년 7169억원, 지난해 7313억원 등으로 최근 3년간 800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올 1분기에는 전방산업 부진으로 제품가격이 톤당 3만원 가량 하락하면서 롤마진이 줄었지만, 중국의 정책 변경에 따라 중국 철강사의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고부가가치 제품 및 솔루션마케팅 연계 판매가 늘면서 전체 영업이익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원재료 투입가격이 톤당 1만7000원 정도 하락한 점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이와 함께 미얀마 가스전에서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047050) 등 자회사의 실적 개선도 연결기준 영업이익 증가에 힘을 보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코건설에서 촉발된 검찰 수사가 그룹을 넘어 정치권 이슈로까지 비화되면서 실적개선에 대한 기쁨보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진행 중인 해외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미래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 권오준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길에 동행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은 바 있다.
하지만 포스코에 대한 검찰 수사로 투자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으며 주가하락으로 권 회장이 드라이브를 걸었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한편 검찰은 지난 7일 포스코에 선재를 납품하는 협력사인 코스틸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박재천 코스틸 회장은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을 비롯해 이명박 정권 핵심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검찰의 칼끝이 포스코그룹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그룹으로의 수사 확대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설명이다.
이전까지는 검찰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의혹을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했지만 이번 과정에서 포스코그룹이 개입된 정황이 포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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