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서울시내 오피스텔 전셋값이 오르다 못해 매매가격을 넘어서고 있다.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이는데다, 월세 위주로만 매물이 공급되며 전세 물건이 희귀한 탓이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구로구 구로동 하나세인스톤1차 오피스텔 전용면적 27㎡는 1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같은 시기 같은 면적대 매물이 1억2500만원에 매매 거래가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전셋값이 매매 실거래가를 넘어선 것이다.
서초구 서초동 대우디오빌 오피스텔 전용 45㎡ 역시 최근 실거래가는 2억2000만원이었지만, 전셋값도 2억2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세와 매매가 같은 수준에 이르렀다.
면적이 더 넓은 매매 물건보다 전셋값이 높은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서초동 더샵 오피스텔 전용 30㎡와 33㎡의 전셋값은 각각 3억1000만원, 3억2000만원으로 36㎡ 매매가격이 2억6200만~2억8000만원, 38㎡가 2억9250만~3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가격 역전 현상이 뚜렷하다.
강남에서 오피스텔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G 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항상 월세보다 전세가 귀하다"며 "새로 입주하는 오피스텔이 있을 때는 매물에 여유가 생기나 싶다가도 금세 계약이 이뤄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피스텔과 비슷한 유형으로 공급되는 도시형생활주택도 상황은 비슷하다. 1~2인 가구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정부가 야심차게 공급한 소형주택이지만, 똑같이 전세난을 일으키는 주범이 됐다.
도시형생활주택이 밀집한 강동구 길동에서는 지난달 강동렘브란트 전용 20㎡가 98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지만, 전세 계약은 1억1000만원에 체결됐다.
영등포구 당산동 훼미리하우스138 전용 14㎡도 매매 실거래가가 1억1800만원인데 비해 전셋값은 1억2000만원으로 더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아파트 외 주거용 부동산의 환금성이 취약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값 비율은 73.7%로 지난 2012년 9월 이후 29개월 연속 상승세다. 매매가격은 분양받은 이후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한편, 세입자들은 월세 대신 전세를 선호하는 영향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오피스텔은 주택과 비슷하지만 감가상각이 크고 아파트와 달리 시세차익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금융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오피스텔 등에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이러한 수익형 부동산의 최대 단점이 바로 환금성이 취약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연히 월세 받을 목적으로 오피스텔 매입을 하거나 분양을 받았는데 월세 공급이 너무 많은 나머지 원하는 수익을 올릴 수 없거나, 세입자가 전세를 선호하는 바람에 공실이 생기고 나면 급매로 팔아치워야 하는 문제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오피스텔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넘어서고 있다. 시장에는 주로 월세 매물만 공급되는 데다 환금성이 취약해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시내 오피스텔 전경.(사진=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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