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오는 28일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개통을 앞두고 주변 지역에 아파트 전세 대란이 발발했다. 전세 물건은 자취를 감췄고, 혹 나온다 해도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다.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9호선 2단계 개통 구간인 종합운동장역 역세권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의 전세 물건이 동났다.
그나마 있는 물건도 세입자들이 꺼리는 융자가 있는 상태지만, 전용면적 178㎡ 기준 10억 원을 호가하며 이달 초 대비 1억원 이나 올랐다. 그야말로 가격이 널을 뛴다는 표현이 들어 맞을 정도다.
인근 우성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성 1·2·3차 전용면적 80㎡는 지난달보다 8000만원 오른 4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전용 96㎡도 같은 기간 6000만원 오른 4억8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전용 131㎡도 중대형이지만 한 달 새 5000만원 오른 6억원에 거래되고 있고, 대형은 아예 물건이 없다.
잠실동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안 그래도 잠실은 전세가 귀한데 요즘 같은 시기에는 융자가 없는 물건은 빛의 속도로 계약되고 반전세도 귀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난이 심해지고 9호선 연장 개통 등 여러 가지 호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세는 물론 매매를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고객들 방문도 잦아지고 있다"며 "전셋값 오름세를 타고 전셋값을 많이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매수로 돌아서는 세입자들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9호선 2단계 구간 개통 여파는 강서구 마곡지구까지 번지고 있다. 마곡지구는 이미 지난해 6월 개통한 9호선 마곡나루역의 수혜지로 강남 접근성이 개선된 데 이어, 송파까지 40분이면 도달할 수 있게 됐다. 입주 초기 물량 폭탄으로 전셋값이 뚝뚝 떨어지며 역전세난까지 불거졌지만,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마곡엠밸리 7단지 전용면적 114㎡는 최근 4억2000만원에 전세 세입자를 맞았다. 입주 초기인 지난해 7월 3억2000만원보다 1억 원이 뛰었다.
중소형 전세 물건은 아예 씨가 마르다시피해 대형 가격을 넘어서는 물건도 있을 정도다. 마곡엠밸리 5단지 전용 114㎡는 지난해 6월 입주 때보다 5000만 원 이상 올라 4억4000만~4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전용 84㎡는 같은 기간 1억8000만원 오른 4억5000만 원 짜리 물건이 등장했다.
마곡동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추세라 전세 매물은 나오기가 무섭게 계약되기 때문에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마곡지구 뿐 아니라 내발산동 아파트까지 전셋값이 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티센터장은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은 교보타워 사거리에서 봉은사로를 통해 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강남과 송파로의 교통 여건이 개선돼 전월세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에 매각된 한국전력 부지를 비롯해 삼성동 코엑스부터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마이스(MICE) 산업의 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서울시의 개발계획과 함께 발전 기대감이 한창이기 때문에 매매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개통을 앞두고 인근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사진은 잠실 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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