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정부 청사 이전 호재로 지방 부동산 시장을 선도하던 세종시가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세난 무풍지대라 일컬을 정도로 가격이 뚝뚝 떨어진 데다, 분양권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다.
◇ 물량 폭탄에 '역전세난'..1년 새 1억 원↓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14.48% 폭락했다. 지난 2013년 16.64% 오른 것을 감안하면 상황이 뒤집어진 셈이다.
실제로 1년 전 2억~2억2000만원에 전세시세가 형성됐던 첫마을 5단지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는 현재 1억4000만~1억7000만원까지 시세가 하향조정 됐다. 1단지 퍼스트프라임 84㎡도 같은 기간 1억8000만~2억2000만원에서 1억2000만~1억5000만원으로 전셋값이 떨어졌다.
이전 대상 기관 종사자들이 거주할 집을 구하기 어려웠던 초기와는 달리 아파트 공급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 2011년 2242가구가 처음 둥지를 튼 세종시에서는 ▲2012년 4778가구 ▲2013년 3225가구가 입주한 데 이어 지난해 1만6696가구가 집들이를 하며 물량이 크게 폭증했다. 올해에도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인 1만9924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 세종시 입주계획 (자료=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 분양시장 거품 걷혔나..마이너스 매물 '속출'
물량 증가는 매매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13년 5.46% 올랐던 세종시 아파트값은 1년이 지난 현재 2.13% 떨어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생활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분양권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도 적지 않다.
1-1생활권 한양수자인 에듀그린 아파트는 분양가 대비 최고 1000만원 떨어진 매물이 거래되고 있고, 1-2생활권 한신엘리트파크도 분양권에 500만~1000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물량이 한꺼번에 늘다보니 수요가 공급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자녀 교육이나 맞벌이 등으로 수도권을 떠날 수 없어 통근버스를 이용하거나 KTX를 이용할 수 있는 광명 등에 거주지를 구하며 세종시에 내려가지 않는 현상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분양시장의 경우 중심상업지역에 가까운 곳은 분양가가 높아도 프리미엄이 형성된 반면 그렇지 못한 곳은 분양가가 저렴해도 가격이 떨어지는 등 생활권 별로 편차가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 재계약 수요 늘고 저가 매물 소진.."상황 반전될 것"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입주 물량이 대폭 감소하는 한편, 도시가 단계적으로 완성됨에 따라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세종시 한솔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첫마을의 경우 현재로선 생활편의시설이 가장 잘 갖춰진 곳이기 때문에 전월세 만기가 도래와 동시에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 매물이 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매시장에 대해서도 "아파트 입주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형성되는 프리미엄이 보합세에 머물거나 마이너스 시세로 돌아서는 곳이 있었지만, 현재 마이너스 매물은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예산 부족과 공무원들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서울과 수도권에서 세종청사를 오가는 통근버스 운행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것도 세종시 부동산 시장을 낙관하는 한 이유다.
또 다른 세종시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아파트 입주가 많이 진행되고 대형마트를 비롯한 편의시설 조성 등 정주여건이 점점 좋아지고는 있지만 도시로서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구 유입이 아직도 절실한 상황"이라며 "통근버스가 중단되면 출퇴근 하는 공무원들은 불편함이 있겠지만 보다 빠르게 이전을 계획하면서 수요가 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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