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유형자산은 물론 무형자산에서도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창업한 기술 창업기업은 다른 창업기업보다 고용 창출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로 수도권에 편중돼 기술 창업기업 지역 유치·육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업연구원이 25일 발표한 '기술 창업기업의 입지·고용 특성 및 정책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창업한 9만3797개 기업 가운데 기술 창업기업은 9723곳으로 전체의 10.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기술 창업기업이란, 무형자산액과 연구개발 집약도가 창업기업 전체 평균을 상회하며 창업한 지 5년 이내인 독립기업으로 고용과 신기술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 창출과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다.
보고서는 기술 창업기업의 고용 창출능력이 다른 창업기업보다 더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생존한 2만2000여개 창업기업 중 기술 창업기업의 총고용은 4405명 증가해(2만3584명→2만7989명) 증가해 18.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다른 창업기업의 고용 증가율 11.7%보다 7%포인트 높은 수치다.
기술 창업기업은 고용의 질도 높았는데 고용이 안정된 상용 종사자의 고용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3876명 늘어(2만5673명→2만1797명) 17.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다른 창업기업의 상용 종사자 고용 증가율(9.2%)을 두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기술 창업기업은 수도권에 몰려 고용 창출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지 못한 모양새다.
2010년을 기준으로 기술 창업기업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전체의 35.6%가 서울에 위치했고 경기도가 26.1%, 인천이 3.9%를 차지했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에 전체 기술 창업의 65.6%(6384개)가 위치한 것.
◇2010년 기준 권역별 기술창업기업 비중(자료=산업연구원)
반면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기술 창업기업의 비중이 모두 10% 미만이었다.
부산을 끼고 있는 동남권(9.8%)과 대덕연구단지가 위치한 충청권(9.0%)이 9%대고 호남권(6.4%)과 대경권(6.4%)은 수도권의 10분의 1수준이었다. 강원과 제주권은 2.7%에 그쳤다.
수도권 소재 기술 창업기업 중 업종별로는 정보서비스업(80.9%)과 전자정보기기업(80.5%)의 비중이 높았고, 기업지원서비스업(65.6%), 메카트로닉스업(62.5%)도 많았다. 대신 대규모 용지를 필요로 하는 자동차산업이나 정밀화학, 물류 등은 비수도권의 비중이 더 컸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수도권처럼 대도시에는 기술혁신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 등이 집적됐고 대도시 자체가 기술 창업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기술 창업기업의 지방 유치·육성을 위한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기술 창업기업은 고용 창출능력이 우수해 지역의 기술집약 산업과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며 "기술 창업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네트워크 설립과 지역의 초광역적 연계협력 추진은 물론 정부도 지방 기술 창업기업 지원사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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