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각종 부동산 기록들이 올들어 하나둘 경신되고 있습니다. 얼마전까지 부동산시장의 비교점은 2008년 금융위기였는데요. 지금은 부동산호황기인 2006년을 기점으로 잡고 있습니다.
'****년 이래 최고', '**년 만에 최고'라는 제목을 단 각종 뉴스들은 이제 식상할 정도인데요.
100m 달리기 속도경쟁을 하듯 빠르게 깨지는 부동산 기록들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우선 주택거래량입니다.
올들어 서울 주택거래시장은 부동산광풍기가 절정에 달했던 2006년보다도 많은 주택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1월 6856건으로 2006년 실거래가 집계 이후 가장 많은 거래가 신고됐습니다. 2006년 1월 실거래가 신고 첫 시행으로 거래가 일부 반영되지 않아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는데요. 2월에도 8600건으로 2월 기준 역대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습니다. 2006년 1월 서울에서는 1326건이, 2월에는 6182건이 신고됐습니다.
거래량만 본다면 2006년 못지 않은 열기입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며 분양시장에는 봇물 터지듯 공급물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다음달 분양물량은 2만3501가구에 달합니다. 4월 기준으로는 2002년 1만1319가구 이후 최고치라고 합니다. 2002년이면 월드컵으로 온나라 들썩였던 것으로 기억되지만, 부동산에서 역대 두 번째로 아파트값이 높게 올랐던 해로 기록돼 있죠. 역대 최고 상승률은 1990년 32.3%고, 2002년이 22.8%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이달에도 5만9000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인데요. 3월 물량으로는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주택시장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경매시장에서도 각 종 기록이 경신되고 있습니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인 지지옥션의 통계를 확인해 보면, 지난달 전국 부동산경매 평균 입찰자는 4.5명으로 2006년 11월 4.5명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무려 99개월 만인데요.
또 지난달 진행된 경매건수는 1만2243건으로 역대 최저치라고 합니다. 경매건수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며 낙찰건수도 조사 이래 가장 적은 4667건을 기록했습니다. 거래가 잘되니 법원으로 넘어오는 물건이 확실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전국 월별 낙찰가율(5년 평균 vs. 2015년)
전세시장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전셋값은 매일매일이 역대 최고가입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값 지수는 111.2입니다. 1986년 첫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습니다. 특히 2009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63주 동안 연속 상승했습니다. 아마도 다음달에도 전셋값은 상승,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값의 상승은 전세가율 상승로도 이어졌는데요. 2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0.6%입니다. KB국민은행이 전세가율을 처음 조사한게 1998년인데 역대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광주 북구의 경우 전세가율이 82.3%인데요. 이정도면 잘 찾아보면 매매가와 전셋값이 같은 아파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방은 2000년 중후반부터 좋았으니 말 할 것 없지만 수도권은 지난해 겨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전국에 부동산 온기가 퍼진 건 거의 10년 만인데요. 수도권이 상승가도에 동참하면서 십수년 가까이 묵은 부동산기록이 경신되고 있습니다. 전세는 상승기록보다 하락기록 경신이 절실하지만 안타깝게도 상승 추가 경신이 우세한 상황이죠.
부동산기록들은 어디까지 경신될 수 있을지, 겨우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수도권 집값 또한 과거와의 경쟁전에 동참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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