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 'PLAY With'(왼쪽)와 KT위즈 '위잽(Wizzap)의 어플리케이션 초기 메뉴 화면.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야구장 나들이가 오래 전 추억이 된 중·장년층 중에는 야구장에 대해 지저분한 복도, 비좁은 관중석, 불결한 화장실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몇몇 구장은 낙후된 시설의 사례로 종종 거론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최근의 야구장 풍경은 이전과는 다르다. 일부 야구장의 경우 청결함과 쾌적함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첨단시설로 관객 편의를 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휴대전화를 개찰구에 찍고 들어가는 야구장, 자리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야구장, 선수들의 응용스탯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야구장, 구장 내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네비게이션으로 활용하는 야구장이 등장한다.
KT는 오는 14일 개장할 홈구장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에 IT 기술들을 폭넓게 적용한다. '위잽(Wizzap)' 앱과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NFC, 비콘 등을 융합해 관객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술로 인한 편의는 야구장 입장 때부터 시작된다. 관객은 공공기관과 대기업 사옥에서 사원증을 찍고 개찰구를 통과하는 것처럼 예매 완료된 핸드폰을 찍고 입장한다. 무엇보다도 입장 시간이 크게 줄고, 재입장할 때도 불편하지 않다.
◇KT위즈 직원이 '스마트게이트'에 입장권 예매를 완료한 핸드폰을 찍고 들어가는 모습을 시연 중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구장 내에선 위잽의 '스마트 오더'란 기능을 활용해 음식 사전 주문이 가능하다. 이는 매점에 가서 기다리지 않고 포장된 음식을 결제한 후 가져올 수 있는 서비스다. 좌석이 VIP석이거나 테이블석에서 1만5000원 이상 주문 시 직접 배달도 해준다.
경기 중엔 위잽의 '실시간 중계 및 기록' 기능을 통해 선수 기록을 접할 수 있다. 위잽은 KBO나 포털사이트 등에 공개 안된 응용스탯도 넣었고, 이는 관객 통신사 구분 없이 모두에게 개방된다.
구단 모기업이 통신 분야에서 경쟁하는 SK와이번스도 올해부터 인천 문학구장을 첨단기술로 무장한다.
SK는 지난 4일 '플레이 위드(PLAY With)' 앱을 출시했다. 이 앱은 '위잽'과 여러모로 유사하다. 티켓 예매, 음식 주문(5월 출시 예정), 실시간 중계 및 기록(SKT 가입자만 이용가능) 등이 탑재됐다.
위잽 대비 'PLAY With'의 특장점은 본인 좌석 또는 야구장의 각 편의 시설의 이동로를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것처럼 쉽게 안내하는 기능이다. 3D 맵 기술을 쓴 이 기능을 통해서 관객은 처음 왔더라도 쉽게 목적지에 닿을 수 있다.
이같은 첨단기술의 활용은 관객뿐만 아니라 구단에도 각종 기회를 제공한다.
구단은 고객의 티켓 구매 내역과 매점 이용 내역을 활용해 고객들의 맞춤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원정팬도 응원팀 경기일에 해당 경기를 할인해줘 구장 방문을 이끄는 형태로 마케팅 대상이 된다.
일종의 멤버십 CRM 구축과 활용이 가능하게 되면서 다른 구단들도 KT와 SK 구단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각종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포츠시설 개선 시도에 영향을 받아 현재 대전 한밭구장(한화이글스)과 창원 마산구장(NC) 등의 경우도 비콘 설치 공사를 진행 중이다.
강신혁 KT위즈 뉴비즈팀장은 "현재 그 어떤 야구장서도 경험하지 못한 편의성을 제공하고자 첨단 IT기술을 적극 활용하려 했다. 팬들이 야구장에서 불편한 경험을 느끼지 않게 하고 좋은 추억을 담아서 돌아가도록 구단과 KT그룹 보유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면서 "결국 다른 구단도 점차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변화가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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