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3년내 실질 자기자본 10조 확충"
출장길에 직원들에게 편지..글로벌 시장진출 성과 '자신감'
"글로벌 자산운용으로 고객과 국가의 부 증진에 기여"
2015-03-05 10:32:41 2015-03-05 10:32:41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미래에셋의 장기 포지셔닝과 관련해 전략적인 부문에서 올해 많은 고민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룹의 실질 자기자본을 3년 안에 10조원까지 대폭 확충할 생각입니다."
 
지난 연말부터 긴 출장길에 오른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사진)이 전 임직원 앞으로 편지를 보냈다. 5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박 회장은 '사랑하는 미래에셋 가족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이 편지에 경제 현황에 대한 의견과 미래에셋의 해외진출, 글로벌자산배분 역량 강화 등과 같은 당부의 내용을 담았다.
 
박현주 회장은 무엇보다 그동안 주력해 온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 도전이 성장 요인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이 뮤추얼펀드를 시작하면서 펼치고자 했던 '글로벌 자산운용을 통한 고객과 국가의 부의 증진'은 어쩌면 당시의 미래에셋으로서는 불가능해 보였던 전략이었는지도 모른다"고 운을 뗐다.
 
실제 13년 넘는 시간동안 글로벌 시장 개척을 주도하면서 높고 큰 벽을 실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의 버크셔해서웨이'가 되고자 하는 미래에셋의 도전이 결국 미래에셋이 아시아 최초로 리테일을 통해 펀딩이 가능한 회사로 성장한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시아 섹터 리더와 아시아 컨슈머펀드 성과에 힘입어, 그리고 캐나다와 호주ETF 성과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만 1조원 이상을 유럽과 미국 등 20여개 국가에서 펀딩할 것"이라며 "많은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관계 역시 발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아시아펀드 3년 성과가 글로벌 톱 수준이 된 데는 불가능할 것이라던 생각과 당연했던 염려를 불식시켜 경쟁력만으로 글로벌화를 구현했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했다.
 
박 회장은 '부채 함정'에 빠진 세계 각국의 경제 주체들은 소득 증가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이를 위해 경제 성장뿐 아니라 자산소득 제고도 필요하다. 우리사회가 부채축소와 동시에 글로벌 자산운용을 통한 자산의 수익률 증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직원들에게 미래에셋이 충분히 퀄리티가 있는 집단, 오직 한길만 가는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투자전문가로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엄중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어느 때나 자신을 신뢰하는 사람에게는 항상 배려와 무거운 마음으로 진솔해야 한다"며 "자산배분 능력과 서비스의 질을 혁명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의 장기적인 자산운용 전략도 빼놓지 않았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은 그동안 장기성장을 위해 단기이익을 포기하면서 아시아 회사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었다"며 3년 내 그룹의 실질 자기자본 확충(10조원) 계획과 더불어 2016년 아큐시네트 상장 계획을 밝혔다.
 
올 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재무적 투자자로 경영권을 인수한 아큐시네트의 상장을 추진한 바 있다. 아큐시네트는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등 세계적인 골프 브랜드를 소유한 회사로 지난 2011년 미래에셋과 휠라코리아가 함께 인수했다.
 
출장길에서의 소회도 덧붙였다. 본격적인 '중국인 자본시대'가 도래했음을 언급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2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중국의 해외투자규모를 보면서 'Era of Chinese Capital'이 이미 투자 쪽에서도 시작됐다는 것을 실감했다"면서도 "중국인 스스로에 의해 대부분의 투자 의사결정이 진행되는 그들의 경쟁과 협력을 보면서 실로 아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어디를 가나 마주치는 중국인 투자자들은 축적된 자본으로 전세계 자산 쇼핑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박 회장은 올해 미국 서부를 포함한 대도시에 펀드판매를 위한 마케팅 인력 배치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번 주 미국에서의 결과가 좋게 나오기를 고대하면서 잠을 청하려 합니다. 노팅힐 OST 'SHE'를 들으면서"라고 맺음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