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시장' 제약사, 적과의 동침도 불사
제품 파이프라인 강화 목적..협력 시도 '다양'
2015-03-04 16:10:14 2015-03-04 16:10:14
[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5000억원대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 제약사들이 경쟁사와 손잡고 제품 파이프라인 구축 전략을 펴고 있다. 당뇨병은 여러 약제를 함께 복용 치료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제품을 갖춰야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뇨병 치료에는 디펩티딜 펩티다제-4(DPP-4) 억제제를 비롯해 표준치료제 메트포민, 인슐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유사체, 최근 새롭게 선보인 신약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 등이 사용되고 있다.
 
DPP-4 억제제는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를 저해하는 약물로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으며, GLP-1 유사체는 인슐린 분비 호르몬의 한 종류인 GLP-1 유사물질을 직접 몸 속에 넣어주는 약물이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차단해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약물로, 혈당 조절은 물론 체중 감소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당뇨병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연합을 구축하고 있는 제약사는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는 2011년 당뇨병치료제의 공동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해 글로벌 협약을 맺었다.
 
DPP-4 억제제 트라젠타(사진제공=베링거인겔하임)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는 당뇨신약 3종에 대해 공동 개발,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제약사는 DPP-4 억제제 '트라젠타(성분명 리나글립틴)'를 판매하고 있으며, SGLT-2 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의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트라젠타는 2012년 6월 후발주자로 출시된지 2년 만에 DPP-4 억제제 1위 자리에 올라서는 성과를 거뒀다.
 
또 이들 제약사는 사노피-아벤티스의 기저인슐린 란투스(인슐린 글라진)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인슐린 유사체 'LY2963016'에 대한 국내 3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양사는 협약 당시 트라젠타, 자디앙,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등 3개 제품을 공동 개발하기로 약속했다"며 "이들 3개 제품을 갖추게 되면 당뇨시장에서 독보적인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양사의 당뇨병치료제 협력은 향후 10년 정도 지속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당뇨 치료약제 중 미흡한 부분을 상호 보완하는 협력도 이뤄지고 있다.
 
다양한 인슐린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사노피-아벤티스는 가장 흔히 처방되는 DPP-4 억제제를 가지고 있는 않은 상황이다.
 
사노피-아벤티스는 DPP-4 억제제 계열의 국산신약인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글립틴)'를 개발한 LG생명과학과 2012년 8월 파트너십을 체결, 파이프라인을 보강했다.
 
사노피-아벤티스는 제미글로에 대해 LG생명과학과 국내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사노피-아벤티스의 네트워크를 통해 70여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GLP-1 유사체 신약 릭수미아(사진제공=사노피-아벤티스)
사노피-아벤티스는 공복혈당 조절 효과가 있는 기저인슐린 '란투스(인슐린 글라진)'와 식후혈당 조절 효능을 갖고 있는 초속효성 인슐린 '애피드라(인슐린 글라진)'를 확보하고 있다.
 
사노피-아벤티스는 또 GSP-1 유사체 신약 '릭수미아(성분명 릭시세나티드)를 올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사노피-아벤티스 관계자는 "사노피와 LG생명과학 간의 협력은 당뇨병치료제 파이프라인 강화 차원"이라며 "사노피는 제미글로의 해외 마케팅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DPP-4 억제제 최초 약제인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를 발매하며 이 계열 시장을 개척한 MSD도 최근 신개념 당뇨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SGLT-2 억제제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MSD는 현재 화이자와 함께 SGLT-2 억제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두 제약사는 신약 후보물질인 '얼투글리플로진'에 대한 글로벌 3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MSD는 이외에도 DPP-4 억제제 주1회 복용 약제를 개발, 이 계열 제품라인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MSD는 주1회 약제 '오마글립틴'에 대해 일본에 세계 최초로 신약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당뇨병 치료제는 여러 약제가 복합으로 쓰이고 있어 다양한 치료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시장 확대를 위한 제약사간 협업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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