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방탄복 납품 비리' 현역 육군 대령, 재판 넘겨져
'부적합' 보고 받고도 허위공문서 작성해 납품
2015-02-24 12:00:00 2015-02-24 12:00:00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불량 방탄복 2000여벌이 납품되도록 한 현역 육군 대령이 재판에 넘겨졌다. 군에 납품됐던 불량 방탄복은 적의 주력소총인 AK-74 소총에 관통돼, 방탄복으로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대전고검 차장)은 육군 특전사 군수처장 근무 당시 일선 부대장의 부적합 보고를 묵살하고, 성능평가서를 조작한 혐의(허위공문사작성 및 행사)로 전모(49) 대령을 구속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전 대령은 지난 2009년 11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육군 특전사 군수처장으로 근무하며 다기능방탄복 시험평가 업무 등을 담당했다.
 
그는 2009년 10월과 12월에 A공수여단 군수참모와 일선 B대대장에게 방탄복 부대운용시험을 실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부대운용시험은 야전부대에서 시제품을 착용한 상태로 전술적 훈련을 통해 방탄복 사양이 실제 임무수행에 적합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실시된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사진=뉴스토마토)
 
공문을 받은 B부대장은 부대운용시험을 한 후, 2010년 3월경 "사격간 어깨보호대 걸림현상으로 사격이 제한된다. 방탄 플레이트 등급이 낮아 생존율이 저조하다. 단독으로 복장착용이 불가하다. 신속해체 기능이 없어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생존성이 저조하다"며 '부적합' 의견을 보고했다. 같은 공문을 받은 A공수여단은 부대운용시험을 아예 실시하지 않았다.
 
이 같은 시험결과에도 불구하고 전 대령은 부하 직원에게 허위 시험결과서를 작성하게 했다. B허위 시험결과서에는 부대의 '부적합' 의견은 전혀 기재되지 않고, A공수여단 정찰대가 부대운용시험을 실시해 '적합' 의견을 낸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전 대령은 이 같은 허위공문서를 같은 해 5월 특전사령관에게 제출해 결재까지 받아낸 후, 이를 육군 전자결재 시스템에 등재까지 했다.
 
이렇게 허위 시험결과서를 통해 불량 방탄복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 사이에 3차례에 걸쳐 2000여벌(13억원 상당)이 육군에 납품됐다.
 
전 대령과 함께 지난 6일 함께 구속됐던 박모 중령은 지난 17일 국방부 고등군사법원 구속적부심사에서 석방됐다. 합수단은 박 중령도 조만간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합수단은 아울러 이들이 불량 방탄복 납품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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