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난 2000년 닷컴 버블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22일(현지시간) CNBC와 USA투데이 등 주요 외신들은 현재 나스닥의 상승 흐름이 2000년 닷컴 버블 때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4955.97에 거래를 마감하며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한 주 동안 나스닥지수는 1.3% 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4.6% 상승했다.
지난 2000년 5월 닷컴 버블이 한참 과열됐을 때 나스닥 지수는 5135.52까지 오른 바 있다. 이는 5개월만에 무려 2배 이상 뛰어오른 것으로 이후 나스닥 지수는 12월에 다시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따라서 자연스레 나스닥 지수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제시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이 2000년대와는 다르다고 지적한다.
특히 현재 '참을성'과 '펀더멘탈'이 나스닥을 끌어올리는 주요 동력인 만큼 버블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먼저 지난 2000년대에는 나스닥지수가 12개월동안 무려 110% 급등했지만 현재 나스닥 지수는 지난 12개월 동안 15% 올랐다. 또한 나스닥 지수가 3900포인트를 회복하는 데는 거의 12년이 걸렸다. 따라서 나스닥 지수는 버블이 아닌 참을성 있게 상승을 회복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현재 나스닥 지수는 탄탄한 기업들의 펀더멘탈로 인해 오르고 있는 것 역시 버블 우려감을 잠재우고 있다.
닷컴 버블 당시기업들은 실적과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인터넷에 대한 기대감 만으로 급등한 바 있다. 그 예로 지난 2000년대 소프트웨어 및 웹 개발 회사였던 브로드비전은 뚜렷한 실적 없이도 무려 592%나 폭등한 바 있다. 이 뿐 아니라 또 다른 온라인 회사 인포스페이스 역시 355%나 수직 상승했다.
그러나 현재는 강한 실적으로 펀더멘탈이 탄탄한 기업들이 나스닥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00년대에는 애플이 나스닥 최대 10개 기업 리스트에 있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애플은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가진 회사로 성장했고 앞으로의 성장세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꾸준히 나스닥 지수 상승을 뒷받침해줄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나스닥에서 3번째로 큰 회사인 구글 역시 지난 2000년에는 거래되지 않았고 그 뒤를 잇는 페이스북과 아마존도 당시에는 나스닥에서 거래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IT기업들의 성장은 환상이 아닌 꾸준한 실적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이들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이들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놓고 있고 세금제도가 변경돼 배당주에 투자하기 더 좋은 여건이 형성된 것 역시 나스닥 상승을 돕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빈 베이커 피델리티OTC포트폴리오펀드 책임자는 이에 대해서 "지난 2000년에 나스닥을 끌어올렸던 것이 꿈(dream)이었다면 이제 나스닥을 끌어올리는 것은 바로 현실(reality)이다"라고 분석했다.
또 그는 "현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현금 흐름과 기업 실적에 의해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고 현금 흐름도 성장을 이어가는 만큼 나스닥 지수는 건강한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주일 나스닥 지수 추이(자료=inves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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