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법인세 감소 불가피..세수 '구멍'
2015-02-02 16:28:06 2015-02-02 16:28:06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국가 재정에도 타격을 주게 됐다.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추락하면서 이와 연동된 법인세비용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12월말 결산법인인 이들 기업들은 오는 3월 말 법인세 확정신고를 통해 법인세를 납부한다. 이미 지난해 중간예납이라는 중간결산과정을 통해 미리 납부한 세금도 법인세비용에 포함돼 있지만, 결과적으로 올해 세수 타격은 불가피해졌다.
 
특히 세금납부 우등생인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등 대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법인세비용 감소는 규모 면에서 심각한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9일 공시한 지난해 연간 법인세비용은 4조4806억원으로 2013년 7조8895억원보다 3조4000억원 넘게 줄었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법인세비용이 전년(2조7032억원)보다 4000억원 이상 줄어든 2조3018억원으로 집계됐고, 기아차(000270)는 법인세비용이 2013년 1조11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000억원 가까이 적은 8228억원을 기록했다.
 
3개 대기업에서만 4조원 수준의 법인세비용이 감소했다.
 
이들 3개 기업의 2013년 법인세비용은 11조6042억원으로 지난해 법인세 예산 46조원의 25%를 차지했다. 2014년 법인세비용은 7조5332억원으로 올해 법인세 예산 46조1000억원의 16%에 그친다.
 
정부에서는 지난해보다 법인세가 1000억원 가량 늘 것을 감안해 세입예산을 46조원에서 46조1000원으로 늘려놨다. 반면 법인세비용을 좌우하는 기업들의 실적은 정부 예상과는 정반대다.
 
이들 3사 외에도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연간 실적이 줄줄이 내리막 추세인 점은 정부의 세입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같이 실적잔치를 벌이고 있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조선·철강사들과 에너지·화학사들 상당수가 순이익 급감과 이에 따른 법인세 비용 감소를 예고하고 있다. 굴뚝산업으로 표현되는 국가 기간산업들의 줄하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법인세비용은 기업회계기준이어서 3월말에 신고납부되는 법인세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경기 불황이 세수입으로 연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장밋빛 전망이 현실과는 정반대 결과를 낳으면서 세수 부족의 부담은 서민 몫으로 돌아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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