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후폭풍 맞을라'..유통업계 '긴장'
2015-01-22 16:57:08 2015-01-22 17:05:07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주부 최모(34)씨는 다음달 설 연휴 기간 예약해 둔 가족 패키지여행을 취소했다. 며칠 전 자신과 남편의 연말정산 결과를 확인해보니 세금을 무려 100만원 가량 더 토해내야 했기 때문이다. 올해 소비가 많았던 탓에 당연히 환급금을 돌려 받을 것이라 생각했던 기대가 일순간에 무너지면서 큰 맘 먹고 잡았던 가족여행까지 접기로 한 것.
 
최 씨는 "여행은 커녕 남편 용돈과 식비 등 각종 생활 씀씀이부터 줄여야 할 판"이라며 "설 연휴 차례비용과 부모님 용돈 드릴 생각에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13월의 세금폭탄 파장은 어느 정도일까. 유통업계는 초라한 신년세일 성적표를 받아든 이후 연신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있다. 설을 목전에 두고 연말정산 환급일이 다가오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될거라는 우려 때문이다.
 
올해는 환급금이 줄거나 세금을 더 내야하는 경우가 작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연말정산이 소비를 죽인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설 특수는 물론 신학기 특수까지 실종될까 노심초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연초 특수에 대한 기대감은 접은지 오래라며 그 여파가 어느정도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월급이 줄어들 것을 대비해 미리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 같다"며 "이미 연말정산 결과를 확인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지출이 커지는 다음달을 앞두고 지금부터 지갑 열기를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소비심리를 가늠할수 있는 여러가지 지표에서 불안징후가 포착되면서 이 같은 우려는 점점 더 커지는 분위기다.
 
백화점 3사의 신년세일 성적은 그야말로 실망 그 자체였다. 롯데, 현대, 신세계 모두 신년세일 매출이 전년대비 1% 내외의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신년세일 실적의 경우 롯데백화점 7.2%, 현대백화점(069960) 6.1%, 신세계(004170)백화점 3.8%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때문에 신년세일이 끝나자마자 또 다시 대대적인 할인전에 나서며 고객 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백화점은 23일~29일까지 '겨울 패션아이템 고별전'을 진행하고 현대백화점도 작년보다 보름이나 앞당겨 겨울사품 마감전을 열 계획이다.
 
설 연휴가 가까워질수록  씀씀이가 더욱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3사가 신년세일이 끝나자마자 지난해보다 앞당겨 겨울 마감세일에 나서며 또 다시 할인전쟁에 돌입했다.(사진제공=롯데백화점)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가 한창 진행중이지만 이 역시 지난해 대비 매출이 줄어들자 본판매 기간 매출도 곤두박질 칠 수 있다는 우려도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은 대부분 마감 마지막주에 몰리는 경향이 크다"며 "예약판매 마감일은 다을달 초로 아직 기간이 많이 남은 만큼 현재까지 매출만 보고 소비심리가 크게 꺽였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전반의 분위기는 이미 연말정산 후폭풍을 체감하고 있는 만큼 불똥이 튀기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세금폭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 초부터 담뱃값도 인상되는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갑이 굳게 닫혀 있다"며 "최소한 3월까지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매출감소가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그는 "업체들마다 갖가지 명목을 붙여 릴레이 할인전을 계획중"이라며 "마진을 줄이더라도 할인율을 높여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으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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