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프로아구단 KT WIZ측이 '무단방출'을 주장하며 법적대응에 나선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들에게 "계속 언론을 접촉할 경우 협의를 중단한다"는 협박성 발언을 해 해결 기미를 보이던 사태가 더욱 꼬이고 있다.
KT WIZ는 방출된 선수들의 집단 움직임과 관련해 지난 19일 "우리는 정도경영을 따르고 있으며, 이번 건에 대해서도 원만히 협의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이번 협박성 발언으로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이 됐다.
20일 선수들을 대리하고 있는 장달영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에 따르면, KT WIZ 측은 전날 저녁 장 변호사에게 '더 이상 언론에 관련내용이 보도되면 해결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취지의 연락을 해왔다.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KT WIZ와 선수들은 더디기는 했지만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협박성 발언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선수들은 또 전날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도된 KT WIZ의 해명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강한 분노와 실망감을 드러냈다.
선수들은 이날 "KT는 해명에서 우리의 주장에 대해 그런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관행이었고, 피해자를 위한 것이었다는 변명을 하는가 하면 사실과 반하는 억지 주장을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계약해지 사유가 선수들의 실력부족이라는 KT WIZ의 해명에 대해 "KBO 야구규약과 선수계약서에 실력 부족이 계약 해지 사유임을 나타낸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KT 뿐 아니라 다른 구단에서 실력 부족으로 계약기간 중에 선수를 일방적으로 방출한 사례가 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 계약체결과 관련해 공항이나 버스 안 등에서 계약을 체결한 것은 불가피한 사정 때문이었다는 해명에도 "구단 사무실에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고 반박하고 "무슨 급한 사정이 있었는지, KT의 계약체결 관행은 그러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요 계약 내용을 담당자가 설명했고 계약서 내용을 확인할 시간이 충분했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KT의 누가, 어떤 내용을 설명했고, 얼마만큼의 시간을 부여했다는 말인지 소상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계약서를 2부 작성했고 선수들이 요구하는 경우 언제든 제공했다는 KT WIZ의 해명에 대해서도 "언제, 어떻게 제공했는지를 밝히라"며 "방출당한 이후에 계약서 제공을 요청했으나 거부한 분명한 증거를 가지고 있는데 무슨 근거로 그 같은 주장을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계약서를 전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분실의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한 부분에 대해서도 타당성이 없다고 맞받았다.
선수들은 이 같은 반박과 함께 KT WIZ의 진솔한 사과와 계약에서 정한 보수 전액 및 정신적 피해배상, KT WIZ 소속선수들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또 KT WIZ가 책임 있는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민사소송은 물론 김영수 KT스포츠 대표를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책임이 있는 구단측 관계자들 역시 형사고발과 함께 민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장 변호사는 "KT의 진정어린 사과와 함께 적극적인 피해 배상을 위한 의지 표명을 기대했지만 무책임하고 사실과 다른 해명에 실망과 불편한 감정을 감출 수 없다"며 "법적 소송과는 별도로 청와대 탄원과 국회 체육계 인사들에 대한 호소를 통해 잘못된 관행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KT WIZ 선수들 훈련 모습(사진출처=KT WIZ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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