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삽시다, 일촌 나눔 하우징
사회적 기업
2015-01-13 12:00:00 2015-01-13 12:00:00
기본적으로 사람답게 산다는 조건 중에 하나인 '주(柱)'이건만, 높은 집값 앞에서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는 나만의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겨우겨우 집을 마련하더라도 그곳이 편안히 쉴 수 있는 안식처라는 것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주거취약계층에게 집이란 더 이상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이 아니다. 이들에게 집은 차갑고 어두우며 불투명한 미래를 상징한다.
 
여기, 이러한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고자 하는 한 기업이 있다. '일촌나눔하우징'은 주거에 관련한 사업을 통해 취약계층의 생활환경은 물론 그들의 집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회복하고자 기여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들은 집 수리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주거지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한다.
 
◇ ‘일촌나눔하우징’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창수씨(사진=바람아시아)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일촌나눔하우징'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촌나눔하우징'은 사회적 기업이에요. 사회적 기업이라는 말 그대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입니다. '일촌나눔하우징'은 사회적 가치 중에서도 주거복지를 다루고 있어요. 주거복지라는 틀에서도 저희는 특히 저소득층의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행하고 있습니다. 노원구는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지역이에요. 저희는 노원구에서 활동하면서 이곳의 저소득층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자 해요.
 
쉽게 말하면 집 수리죠. 집에 가서 도배장판부터 시작해 페인트, 싱크대 수리에서 지붕 보수까지 일체의 집 수리를 하죠. 그 사업이 저희 '일촌나눔하우징'의 가장 큰 사업 부분이에요. 그다음으로 경로당이나 어린이집 등과 같은 복지 시설들의 환경개선에 힘써요. 이러한 환경개선 사업에 그치지 않고, 저희는 공공임대주택 건립사업을 시작하려고 해요. 지금 계획단계에 있지만, 하루빨리 공공임대 주택을 건설하고 이를 운영하고자 하죠.
 
-공공임대주택이 '일촌나눔하우징'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가요?
 
▲아니요. 공공임대주택과 주거환경개선 중 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어요. 공공임대주택도 주거환경개선 사업과 같이 결국 하나의 주거복지 사이클이에요. 주거환경 개선과 공공임대는 달라요. 공공임대주택 사업은 주택을 짓고 취약계층을 모집해 거주하도록 하는 것이죠. 주거환경개선은 말 그대로 현재 살고 있는 환경을 보다 낫게 만드는 것이죠.
 
노원구 내의 달동네를 가면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집이 많아요. 집 안의 곰팡이, 난방 같은 부분이 매우 열악하죠. 이런 곳들을 위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은 계속해야 해요. 저희는 기존의 집 수리와 공공임대주택이라는 동등한 두 가지 축을 가지고 가는 거죠.
 
공공임대주택은 공공기관 혹은 민간이 재정 및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아 건설해 임대하는 주택이다. 공공임대주택은 애초에 복지 차원에서 공급하기에, 일반적인 시세보다 싸게 책정하여 임대한다. 이러한 거주지를 건설한다는 것은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이 하기엔 자본 문제에 있어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박 대표는 괜히 저희가 사회적 기업이겠냐며 호탕하게 웃었다.
 
물론 많은 자본이 필요하지만, 다행히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에 서울시의 사회투자 기금과 정부로부터 국민주택기금을 저리로 융자 받는 형태로 지원받을 수 있다고. 자신들은 그 자본을 끌어다가 공공임대주택을 짓고 입주자를 모집하고 더 나아가 공공임대주택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그는 앞으로의 포부를 자신 있게 말했다. 당당히 지금의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는 그를 보며 어떻게 이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이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노원의 시민운동가분들과 계속 의논했던 것은 노원에서 가장 취약한 복지가 무엇인가에 대해서였어요. 그러면서 주거복지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기본적으로 살아가면서 이루어져야 할 부분은 의식주이에요. 먹고 입는 것은 어떻게 해결 가능하지만, 주거복지 같은 경우는 저소득층 개인의 힘으로 해결이 안 돼요. 아무래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다 보니깐요. '그 부분을 해결해보자.' 이런 협의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일촌나눔하우징'을 시작하게 된 것이죠.
 
◇집 수리 혹은 건축에 쓰이는 자재들. 벽지부터 시작해서 각종 기계들까지 다양한 자재들은 방 한 구석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사진=바람아시아)
 
-물론 주거에 대한 부분은 예전부터 계속 말이 많았지만, 요즘 들어 공약이다 뭐다 해서 더 논쟁거리가 된 것 같습니다. 그중 박 대표님은 최근 ‘행복주택’이라는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지금 서울시장도 그렇고 박근혜 대통령도 그렇고 저소득층에 대해 많이 말을 합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공약이 공공임대주택 30만 호였죠. 행복주택은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반값 임대주택이에요. 현 정부가 작년에 한창 행복주택을 실행하려 했지만, 기존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지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어요. 저소득층 공공임대는 기존의 주민들과 협조해야 가능한데, 그게 해결되지 못해서 발생된 문제이죠.
 
박원순 시장도 공공임대주택을 8만 호까지 보급하겠다고 했지만 이것 역시 여러 문제에 부딪혔어요. 공공임대주택은 저소득층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에요. 주거문제에 있어서는 비싼 집값 때문에 저소득층이 스스로 해결하기 힘들어요. 이 문제를 서울시나 정부가 해결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공임대주택 건설 문제에서 봤듯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은 저소득층과 같이 엮이는 걸 꺼려해요. 과거에는 공공임대주택이 일반 주거지역과 먼 곳에 따로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소위 낙인효과라는 것이 나타나게 되었어요.
 
'쟤들은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애들이야. 우리랑 달라'라는 생각이 들게 돼요. 그래서 공공임대주택을 지어놓아도 공공임대주택 대상자들도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공임대주택을 기존 주택 단지 주변에 지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반대가 무척 거세요.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지거나 애들 공부 수준이 떨어진다는 그런 이유를 대면서요.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그런 부분들을 감안하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 이들과 같이 살아야 한다는 인식을 갖지 않으면 주택복지 문제는 해결이 될 수 없어요. 저는 이 문제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을 사회적 기업이 나서서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해결의 실마리를 이번 공공임대주택의 성공 여부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택지부터 시작을 해야겠죠. 하지만 최종적으로 공공임대 주택을 분리시키지 않은, 기존 주택단지 사이에 짓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저희는 실제적으로 집도 짓고 그것을 운영하면서 첫발을 내딛고자 해요. 저희는 이 계획을 서울시에 제안했어요. 서울시가 소지한 SH공사(서울시 내의 택지개발 및 주택공사 등을 수행하는 지방공기업)의 택지에 ‘일촌나눔하우징’이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겠다고 했습니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노는 땅을 개발하면서 재산권이 늘어나고 사회 서비스가 가능한 기회이기 때문에 거절할 이유가 없죠. 이 계획안은 빠르면 올해 안에 승인을 받을 수 있어요. 저희는 이번 계획을 시행하면서,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기존의 공공임대주택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려 합니다.
 
시작은 노원구에서 출발하였지만, 더 나아가 서울시 내의 취약계층의 주거복지에 힘쓰고 싶다고 말하는 박 대표. 그는 적어도 사는 부분에 있어서는 평균적으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서 삶이란 개인만의 삶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비전에서 삶이란 함께 살아가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 함께 베푸는 것을 의미한다. 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그, 그의 행보를 응원한다.
 
추신,
그의 비전은 계속된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행보는 주거 문제를 넘어 환경으로까지 나아간다. 환경에 대한 그의 고민과 행보는 다음 인터뷰에 이어진다.
 
 
임수정 기자 www.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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