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한샘(009240),
현대리바트(079430) 등 대형 가구사들이 그간 쌓아온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올해 본격적인 공격 경영에 나선다. 지난달 국내에 진출한 가구공룡 이케아와의 정면승부가 예고된다.
국내 가구사들이 움츠러들지 않고 공격적 전략을 택하면서, 이케아의 국내 진출로 오히려 국내 가구사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이른바 '메기 효과'가 기대된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시장상황은 세계적인 인테리어 기업의 진출 등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기에 우리에게도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IMF가 도약의 기회가 됐던 것처럼 외부의 변화로 도약이 되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고 주문했다. 이케아의 국내 진출을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업계 1위 한샘은 이케아의 국내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대리점을 늘리기 보다는 기존 대리점을 대형화해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무게 중심을 외연 확대에서 질적 성장으로 옮겨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2년 전부터 현재 부엌가구 대리점 200여 곳 가운데 30여 곳을 200평 이상의 대형매장으로 새롭게 리모델링했다. 침대, 소파 등을 판매하는 인테리어 가구 대리점 역시 총 80여 곳 중 30여 곳을 300평 이상으로 넓혔으며, 올해 역시 대리점 대형화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한샘은 건자재 사업의 중국시장 진출도 노린다.
최 회장은 "올해부터는 신규사업이라 하더라도 중국시장 진출이 전제된 건자재 사업, 신사업 전개가 필요하다"며 "국내시장만 겨냥한 건자재 사업이 아닌 중국시장을 위한 사업모델을 성공사례로 만들어 궁극적으로 중국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대륙 진출은 한결 용이해졌다.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제품에 밀리던 고기능·친환경 등 고품질의 국내 건자재가 한중 FTA로 수출 관세가 폐지되면서 중국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샘 뒤를 빠르게 쫓고 있는 현대리바트는 올해 유통망 확보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에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로 사업을 빠르게 재편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매장수를 늘려 왔다. 올해는 지난 9월 론칭한 리바트키즈 매장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리바트키즈 매장을 30개 늘려, 오는 2017년까지 매장 총 150여개, 연매출 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최근 매장 공간을 활용한 문화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과거 제품 판매에만 주력했던 가구사들이 이제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로 눈을 돌려 매장을 활용한 문화, 휴식 공간도 마련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리바트 컬처클럽’를 운영해 가구매장을 문화강좌 공간으로 공개함으로써 실생활과 유사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케아의 진출로 위기를 느낀 국내 가구사들이 자생력을 갖추게 되면서 오히려 국내 가구업계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진 분위기다. 이케아의 공포가 국내 가구업체들에게 체질 개선의 기회로 작용한 것이다.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 도망 다니는 과정에서 미꾸라지가 생기를 잃지 않는다는 이른바 '메기 효과'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의 진출로 국내 가구업계의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특히 올해는 이케아에 대한 국내 소비자 반응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가구사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