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새빨간 거짓말?' 수원 KT위즈 파크를 가다
2014-12-17 21:26:40 2014-12-17 21:26:40
◇'수원 KT위즈 파크'로 명명된 수원 수원야구장의 중앙석에서의 관람 뷰. (사진=이준혁 기자)
  
[수원=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두 시간동안 둘러보고 나오면서 머릿속에 든 생각은 "정말 '새빨간 거짓말' 같다"는 것이다. '신축'이 아닌 '개축'을 했다는 야구장인데 정말로 놀랍게 변했다. 마치 '마법'을 부린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해 12월 초를 시작으로 올해 3차례에 걸쳐 수원구장 공사 현장 취재를 진행해온 <뉴스토마토>는 야구장의 'KT위즈의 1군 공식 첫 경기' 101일 전인 17일 오후 수원구장 현장을 찾았다.
 
넉달 만에 방문한 수원야구장은 상당히 많은 것이 바뀌었다. 우선 야구장의 공식 명칭을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이하 '위즈파크')로 정했다. 수원시로부터 구장 명명권을 받은 ㈜KT스포츠가 야구장의 명칭을 공모했고 '마법같이 놀랍고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공원 같은 야구장'이란 의미를 담은 '위즈파크'가 최종 명칭에 선정된 것이다.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다. '속'도 싹 바뀌었다. 그라운드는 정돈돼 야구 경기일만 남겨뒀고, 콘크리트 구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스탠드도 마무리 공사가 마무리됐다.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 내부 전경. (사진=이준혁 기자)
 
◇새빨간 거짓말? 새빨간 야구장!
 
KT위즈는 구단의 창단 이후 각종 상징에 여러모로 크게 신경을 썼다. 마스코트 '빅'과 '또리' 런칭 때는 대규모 설명회도 개최했다.
 
KT위즈의 BI나 각종 상징물을 보면 검정색과 흰색 그리고 두 색 사이인 회색을 기본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세 색 외에 또 한 색이 보인다. 빨간색이다. KT는 '칙칙한' 느낌의 무채 색상에 뭔가 강조를 부여하는 색으로 빨간 색상을 택한 것이다.
 
위즈파크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접할 색상은 바로 빨간색이다. 야구장 내 수많은 채색이 빨간색이 많이 있단 점도 있겠지만 좌석의 색상으로 빨간색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감각에 둔감한 사람이라도 손쉽게 느껴질 정도다. 
 
저층부는 분홍색에 가까운 밝은 느낌의 빨간색을 사용했고, 고층부는 자주색이나 보라색도 느낄 무거운 빨간색을 좌석에 썼다. 
 
탁자의 색상에는 회색을 썼다. 빨간색으로 구성된 메인 색상과 상이하다. 야구장의 색상 배열에 '포인트를 부여하는' 색상이 바로 회색이란 느낌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장애인석과 보조석, 아직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어린이 놀이방, 파우더룸·수유실의 입구, 여성화장실. (사진=이준혁 기자)
 
◇여성과 장애인을 배려하는 시설물
 
위즈파크가 기존의 다른 구장과 차이날 부분의 하나는 여성과 장애인을 배려하는 시설물 구성이다. 야구장 직관 관객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장년 남성 팬이 역차별을 받나 싶을 정도로 장애인과 여성을 위한 시설이 흔히 보였다.
 
가장 확실한 차이점은 화장실에 있었다. 남성화장실과 여성화장실이 인접한 곳의 변기 수를 살피니(남성화장실의 경우 '소변기 수+대변기 수') 여성화장실의 변기 수가 남성화장실의 변기 수에 비해서 3배가량 많았다. 저층부와 고층부는 물론 스카이박스가 있는 3층마저 다르지 않았다. 
 
화장실에 있는 기저귀 교체대는 물론 화장실과 별도의 실로 자리잡은 파우더룸과 수유실 등도 눈에 띄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한 곳이 아니라 여러 위치에 설치가 됐다는 점이다. 신생 구단으로 여성 팬들을 적극 이끌려는 KT의 마케팅 방향이 느껴졌다.
 
내야 저층부의 경우 1루 뒤와 3루 뒤에 장애인석 및 보조석이 각 26석씩 총 52석이 설치됐다. 장애인석·보조석을 합산해서 52석이 아닌 장애인석만 봐도 52석인 상태였다. 다른 야구장보다 훨씬 많았다.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 곳곳에 설치된 와이파이(무선망) 관련 기기. (사진=이준혁 기자)
 
◇'기가 팍팍' 모두에게 열린 빠른 와이파이
 
KT위즈가 속한 법인인 KT스포츠의 모기업 KT는 최근들어 광고로 '기가팍팍'을 외치고 있다. 위즈파크 내에서는 'GIGA WIFI'라고 적힌 수많은 기기를 통해 와이파이를 손쉽게 쓸 수 있었다.
 
KT위즈가 위즈파크에 무선망을 '빵빵하게' 설치하려 한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더군다나 최근 모기업의 광고 또한 빠른 무선망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와이파이가 실제로 얼마나 빠른지 시험해봤다. 휴대폰과 노트북을 통해 인터넷 사이트 접속과 파일 받기를 수회에 걸쳐서 진행했다. 시험에 사용됐던 휴대폰은 KT가 아닌 타사 통신망을 사용하는 기기다.  
 
속도는 놀랍게도 빨랐다. 10메가바이트(MB) 용량의 파일을 30초 이내에 받았다. 인터넷 사이트 접속도 수월했다. 유선망을 사용한 것처럼 빨랐다. 수많은 대중이 사용할 일반 야구장에서의 속도 치고는 놀라웠다. KT의 '각오'(?)가 느껴졌다.
 
만약 수많은 사람이 함께 쓴다면 달라질 수도 있다. 다만 KT그룹이 통신사가 모태인 그룹답게 수월하게 이를 해결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스카이박스를 살펴볼 당시 이미 구장 일대는 어두워졌다. 스카이박스는 다양한 크기의 방으로 각각 구성돼 있으며 큰 방의 경우 방도 세부 칸을 나눌 수 있도록 접이식 벽이 설치된 상태다. TV나 탁자 등의 기타 시설물은 추후 반입될 예정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실내 인테리어만 마무리되면 공사 완료
 
이번 취재에서 그라운드와 저층부는 물론 외야와 고층부 그리고 스카이박스까지도 샅샅이 수차례 살폈다. 발주자인 수원시와 공사를 진행한 동부건설 컨소시엄 측이 신경을 많이 썼음을 느꼈다.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에서' 작은 차이가 느껴졌다. 
 
스카이박스가 있는 층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층에도 수유실이 별도로 마련됐고 방마다 방의 크기도 달랐다. 게다가 대형방의 경우 이동식 벽으로 나눌 수 있게 설치한 조치도 매우 돋보였다. 별도로도 사용할 수 있음은 물론 한 주체가 쓰더라도 일부만 잘 막아 차단한 각 칸마다 여러가지 분위기의 연출이 가능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사용하는 1층과 덕아웃 등도 좋았다. 아직 여러 물품을 운반 중이라 원정 팀이 쓰는 쪽은 바닥에 먼지가 적잖게 있긴 하나, 선수들의 사용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였다. 
 
외부 공사는 이제 마무리됐다. 내년 2월28일까지 마칠 예정인 실내 인테리어와 봄이 찾아온 이후 진행할 조경 정비 등이 이제 남은 공사항목이다.
 
KT위즈의 리그 1군 진입, 이제부턴 초읽기다. 야구장을 사용할 선수들과 팬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마지막 마무리도 중요하다. 잘 마무리돼 좋은 야구장의 선례가 되길 바란다.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는 17일 현재 전광판 설치와 실내 인테리어 등의 소소한 공사만 남았다. (사진=이준혁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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