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이외의 매출처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부진했던 성적을 털고 내년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 위함이다. 최근 오큘러스를 고객사로 확보한데 이어 중국 등 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매출처가 다각화되는 모양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오큘러스를 고객사로 확보해 패널을 납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기기 업체 중 가장 대표적인 회사인 오큘러스에 대한 패널 공급을 기반으로 3차원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이 사용된 오큘러스 리프트는 가상현실 헤드셋 제품으로, 착용자에게 좁은 모니터를 벗어나 그 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에게 2조2000억원에 인수되면서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무엇보다 오큘러스가 차세대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패널로 LCD가 아닌 아몰레드(AMOLED)가 사용됐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가상현실 디스플레이의 핵심은 생동감과 색재현력이기 때문에 LCD보다는 아몰레드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초고화질 아몰레드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큘러스 리프트 개발 킷(DK2).(사진=오큘러스)
회사의 캐시카우였던 스마트폰용 소형 아몰레드 패널 공급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납품 의존도가 60%에 육박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이외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걸어왔고 미국의 모토로라와 델, 중국의 오포와 레노버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중소형 아몰레드 패널을 판매하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용 OLED 패널 가격이 LCD와 근접해졌고 성능 역시 크게 개선돼 납품 기회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는 불황 속에서도 연구개발 비용을 늘리며 중장기적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했다. 특히 고해상도 스마트폰용 슈퍼OLED 패널, 태블릿PC용 OLED 패널의 경우 전문가용 제품까지 양산 가능할 정도로 고해상도 구현에 성공했다. 웨어러블용 제품도 커브드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하며 매출처를 다각화하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분기에만 총 1조1050억원의 연구개발비용을 쏟아 부었다. 전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올 3분기 연구개발 비용은 1조10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중이 5.6%에서 5.9%로 높아졌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사업계획과 관련해 "모바일은 플렉서블, 초고해상도 제품 등으로 하이엔드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원가 경쟁력이 강화된 중저가 제품으로 외부 거래선 확대 판매할 것"이라며 "우선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중장기 성장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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