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국내 홈쇼핑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해외 사업이 업계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변동식(
사진)
CJ오쇼핑(035760) 대표는 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2017년이면 해외 부문의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에 동방CJ를 설립하며 국내 최초로 해외 홈쇼핑 시장을 개척한 지 약 15년만에 해외 부문을 전체 사업의 든든한 견인차로 키워낸 것.
현재 CJ오쇼핑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37%에 불과하지만 국내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해외로 사업의 축이 이동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변 대표는 "중국 홈쇼핑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동방CJ를 필두로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에서도 큰 성장이 기대된다"며 "2020년쯤에는 전세계 1위 사업자인 미국의 QVC를 따라잡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이 아시아 시장을 발판으로 성공적인 해외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한류'의 역할도 컸다. 동남아 국가에서 한류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며 국내 제품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진 것이다. 이를 두고 변대표는 "과거 국내 소비자가 일본 제품을 선호했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중소기업의 녹즙기는 현지 생산 공장이 있는데도 한국산(made in korea)이라는 이유만으로 중국 소비자들은 기꺼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류 마케팅'은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를 개척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상품 조달을 담당하는 자회사 CJ IMC(International Merchandising Company)를 통해 해외 계열사에 국내 유수 중소기업들의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CJ오쇼핑으로서는 국내에서 인기가 검증된 상품들을 조달해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중소기업은 시장 확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정부 역시 홈쇼핑의 해외 진출 파급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고 변 대표는 귀띔했다.
반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국내 홈쇼핑 시장에는 걱정의 시선을 보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제7홈쇼핑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업황이 꺾이는 시점에서 새 사업자가 나타나는 것은 큰 메리트가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평했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 대해서도 변대표는 "시장이 커가는 만큼 수익성도 함께 크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모바일은 싸다'는 인식이 이미 형성됐다"며 "과거 유료방송 시장이 성장할 때 '광고를 봐주니 콘텐츠는 무료'라는 이미지가 박혀 저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유통시장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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