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지난주 국내 증시는 호전된 투자심리를 바탕으로 1300선에 안착하는 모습이 뚜렸했다.
1분기 실적시즌의 시작과 함께 기업실적이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유동성장세 속에서 호전된 투자심리와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한 달 반 가량 이렇다 할 조정없이 내달려온 주식시장이 상승추세는 유지되더라도 탄력이 둔화되면서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1개월여만에 코스피 33% 급등
지난달 2일 1018.81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가 지난 10일 연중 최고점인 1336.04포인트를 기록하며 무려 33%가 올랐다.
지난주에는 1300선 돌파를 시도하며 주간 4%가 상승하고, 1300선에 확실히 안착하는 모습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증시 분위기가 크게 호전된 상황이어서 이번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상승폭이 과도한 상태라 상승속도는 조절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투자심리가 크게 호전돼 이번주 본격화되는 기업실적 발표에서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더라도 상승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 팀장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와 함께 개인도 매수에 가담하고 있다"며 "수급이 호전된 것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탄력은 최근보다 둔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증시 외부 여건에서 뚜렷한 악재는 없을 것"으로 봤다.
"실적발표가 시작됐지만 기업들의 실적은 기대치가 낮은 수준에서 기대치를 높여가는 수준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번 실적발표는 4분기가 최악인 상황이었고, 이를 통해 실적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김 팀장은 "지수가 크게 올라 가격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라며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동부증권도 경기 회복 시그널이 나오고 있어 이번 실적시즌은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 형성된 상태라고 판단했다.
◇ "기업 실적발표, 이익실현 빌미 될 것"
한편에서는 이번 실적발표가 지수가 한단계 레벨업되는 발판이 되기보다는 이익실현의 빌미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장세는 머니게임에 돌입한 것이어서 추가로 어디까지 간다고 말하기가 힘들다"며 머니게임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국내에서도 은행들이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재평가에 나서고 있어 이 과정에서 기업인수합병(M&A)이 가속화 되면서 시장에 활력이 될 수도 있지만 일부 기업들의 반발과 신용등급 강등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국인들이 머니게임을 주도하면서 이 달 들어서만 현물시장에서 1조4000억원을 순매수 했는데, 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외국인들이 ETF를 기관에 매도하고 있어 외국인의 순매수가 과대평가된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가 이미 주식이 95% 가까이 차 있는 상황에서 추가 자금 유입이 안 이뤄지고 있는 것도 탄력이 떨어지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따라서 이번 실적발표가 차익실현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철 우리증권 투자전력팀장도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끈 것은 유동성 장세때문이었지만 실적이 기대치에 못미치면 조정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상승탄력 둔화..차익실현도 고려
아직 많은 증시전문가들은 지수가 저점대비 33%나 올라 상승탄력은 둔화됐지만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돼 조정보다는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상승폭이나 대응에 있어서는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성진경 팀장은 "미국과 중국의 지난달 경제지표들이 급감하는 상태만 하니라면 상승분위기는 유지될 것"이라며 "이번 상승추세는 1380선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수기조를 유지하라는 설명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이달 지수 목표치를 1300대 중반으로 봤지만 2분기 목표치를 1450~1460선까지 잡고 있어 지수목표치를 수정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조정이 온다면 1300대 중반의 7~8% 수준인 1200대 중반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주형 팀장은 "수급여건이 안정적이라 악재는 없을 것"이라며 속도조절을 통한 매수 전략을 권했다.
김 팀장은 "실적이 바닥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모멘텀이 가장 크게 나타날 업종은 전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던 IT주가 될 것"이라며 "이번주 16, 17일 예정된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의 실적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또 미국 금융기관의 실적도 4분기가 바닥이었음을 확인하는 1분기 실적이 나오고 있다며 14일 실적을 발표한는 골드만삭스와 16일 JP모건체이스, 17일 씨티그룹 실적도 체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이에 따라 "어닝시즌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IT와 금융주를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김성주 팀장은 "실물경기 회복의 속도를 체크할 수 있는 BDI(발틱운임지수)가 지난달 12일 이후 거의 20일째 하락하고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머니게임이 펼쳐지고 있는 국내 증시에서 추격매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기에 이번 실적시즌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주 실적시즌이 본격화 된다. 이미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는 크게 호전돼 이번주 증시는 악재를 찾기보다는 호재를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이 뚜렷해 질 전망이다.
증시전문가들의 이번주 전망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상승탄력이 약해진다면 경계의 목소리에도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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