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3일 현재 미계약 자유계약선수(FA). (정리=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어느새 이제 10시간도 남지 않았다. 3일 밤 12시가 되면 새 팀을 찾지 못한 자유계약선수(FA)들은 '갑(甲)'에서 '을(乙)'로 지위가 바뀌는 상황을 맞는다.
당초 원 소속팀으로부터 제시받았던 금액에 다시 계약할 수 있다면 다행이고, 줄어든 금액에라도 도장을 찍어야할 가능성도 있다.
◇그나마 상황 좋은 배영수
현재까지 5명이 다른 둥지를 찾지 못했다. 사상 최다인 19명의 FA가 등장해 8명이 잔류를, 6명이 이적을 택했지만 나머지 5명에게는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그나마 삼성 출신 투수 배영수(33)는 상황이 낫다. 최근 삼성 팬들은 배영수가 삼성에 남을 수 있도록 구단이 힘써달라는 지면광고를 낼 정도로 많은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실력도 다섯 선수 중에서 가장 낫다. '혈전'으로 기억되는 2004년 한국시리즈와 기나긴 재활기간 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올해 삼성의 5선발 자리를 지키며 8승을 써냈다.
만약 임창용의 블론세이브가 적었다면 배영수는 10승을 올릴 수 있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제로 그의 퀄리티스타트는 10경기에 달한다.
◇배영수 선수의 팬들이 대구 지역지 '매일신문'에 게재한 광고. ⓒNews1
◇나주환, 한화나 KIA 향할까? 자존심 접고 SK 유턴?
현재 FA 시장에서는 절반 이상의 구단이 철수한 상태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삼성과 넥센은 모두 FA 시장 불참을 일찍이 밝혔고, 신생팀 KT는 영입 가능한 3장의 카드를 모두 썼다. 롯데는 내부 FA 세 명을 놓치자 외부 영입보다는 육성에 치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장원준의 두산행이 결정되자 두산은 물론 LG도 동시에 손을 털었다.
이제 외부 FA를 영입할 팀은 NC, SK, KIA, 한화 정도다. 한화는 권혁과 송은범을 영입해 사용 가능한 카드가 한 장만 남았고, 다른 세 팀은 한 장도 안 썼다.
SK의 3회 우승에 기여했고 올해는 2루수로 자리를 옮긴 나주환(30)도 아직 소속팀을 잡지 못했다.
나주환을 데려갈 만한 팀은 한화와 KIA다.
한화에는 나주환을 잘 아는 김성근 감독이 있다. 전현태나 강경학에 비해 나주환 기량은 우위에 있다. 다만 한화는 마운드의 보강을 우선 꾀하는 중이라 나주환 영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
KIA는 유격수 김선빈을 상무에, 2루수 안치홍을 경찰청에 보냈다. 이들을 대체할 선수는 신인에 가까운 강한울, 박찬호, 최용규 정도다.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나주환은 KIA로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기존 팀인 SK로 돌아가는 방법도 있다. 초기에 비해 가능성이 꽤 높아졌다. 나주환이 자존심을 굽히는 것이 관건이다.
◇6월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SK와이번스 경기에서 2회 무사 1루 상황에서 LG의 이병규가 도루를 시도하다 나주환에게 아웃되고 있다. ⓒNews1
◇이성열·이재영·차일목, 행선지 '오리무중'
나머지 FA인 이성열(외야수·넥센), 이재영(투수·SK), 차일목(포수·KIA)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협상의 기미도 나오지 않고 있다.
만약 다시 원소속팀과 협상에 들어간다면 이들의 계약조건은 처음보다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내년 1월15일 이후라도 계약은 가능하다. 다만 이 때는 다년계약은 불가능하고 1년 계약만 맺을 수 있다. 이조차도 2010시즌 이후로 FA 미아가 된 이도형(현 NC 육성군 코치)이 법정 싸움을 벌이면서 달라져 가능해진 조치다. 이전까진 꼼짝없이 '실업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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