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체육대학 스포츠경영학과는 학생회관 광장을 활용해 26일 '스포츠 기념품 경매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경매에는 각계 각층에서 기증한 108점의 스포츠 기념품이 입찰됐다. (사진=이준혁 기자)
[천안=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아깝다. 좀 더 적어낼걸.", "와. 이런 물품도 경매에 나왔네."
대학교 학생회관 앞 광장에서 경매가 진행됐다. 실시간으로 응찰가를 부르며 가격을 높이는 형태의 경매는 아니지만 대학교에서 경매행사가 이뤄졌다는 사실로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경매에 오른 물품의 면면도 많은 사람의 시선을 이끌었다. 류현진(27·美 LA 다저스), 추신수(31·美 텍사스 레인저스), 이대호(31·日 소프트뱅크 호크스), 이승엽(38·삼성 라이온즈)의 친필 서명이 담긴 방망이도 등장했고, '마린보이' 박태환(26)의 친필 사인이 담긴 트레이닝용 옷도 나왔다. 씨름 천하장사들이 쓰던 샅바도 보였다.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는 26일 대학발전기금모금 목적의 '스포츠 기념품 경매 행사'를 학생회관 앞 광장에서 열었다. 전문 경매업체에 의한 행사는 아니나 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됐다.
경매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5시간에 걸쳐 진행됐고 이날 입찰된 물품은 108점에 달했다. 물품은 장호성 단국대 총장을 비롯해 학과 교수, 동문, 그리고 현직 스포츠산업 전·현 종사자들의 기부 등으로 모아졌다.
◇단국대 체육대학 스포츠경영학과는 학생회관 광장을 활용해 26일 '스포츠 기념품 경매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경매에는 각계 각층에서 기증한 108점의 스포츠 기념품이 입찰됐다. (사진=이준혁 기자)
◇학생 교육 그리고 국내 스포츠 기념품 경매 시장의 확산 여부
이번 경매 행사는 스포츠과학대학장인 조현익 교수의 착안으로 시작됐다. 학생들의 교육과 스포츠 관련 기념품 경매 시장의 활성화 가능성을 엿보려는 등의 목적이다.
행사 진행은 지난 10월부터 단국대로 옮긴 전용배 교수(전 동명대)의 노력으로 빠르게 이뤄졌다. 국내 야구계에 인맥이 풍부한 전 교수가 선수와 관계자를 통해 물품을 직접 기부받아 행사를 풍성하게 만든 것이다. 일개 대학교 학과 차원의 행사에 스포츠 팬들이 탐을 낼만한 좋은 물품이 대거 등장한 데에는 전 교수의 활약이 컸다.
실무는 김애랑 교수가 공헌했다. 학생들을 향해 행사의 취지를 잘 알리고 행사가 아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했으며 추운 바깥 날씨에도 행사 당일 현장을 지켰다.
학생들도 많이 노력했다. 대학교를 중심으로 천안지역과 인터넷에 홍보했고, 물품을 분류하고 포장했으며 현장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경매행사와 관련된 진행 경험을 학습했음은 물론이다.
물론 행사의 한계는 있다. 전국적으로 널리 홍보하기는 무리가 따랐고, 소식을 듣고 이메일 응찰 등의 방법을 쓰는 사람도 적잖았지만 응찰자 절반 정도가 학생이나 교직원 등의 단국대 구성원이라 '낙찰가'의 객관성을 담보하기는 어려웠다.
이번 행사에 나온 개별 품목의 시작가가 낮기도 했다. 시작가 1~2만원 품목이 적잖았다.
전문가들은 전문 경매업체가 주관하는 행사였다면 최소 3배 가량 받았으리라 추정한다.
그렇지만 분명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 이번 행사를 실제 주관한 전 교수는 "아직 대한민국에 스포츠 관련 기념품 경매 시장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행사가 새로운 시장 형성을 촉진할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 관련 전공 학생의 실제 교육을 통해 스포츠 관련 기념품 경매 시장 형성에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각계 도움으로 이런 행사를 계속 진행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단국대 체육대학 스포츠경영학과는 학생회관 광장을 활용해 26일 '스포츠 기념품 경매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경매에는 각계 각층에서 기증한 108점의 스포츠 기념품이 입찰됐다. (사진=이준혁 기자)
◇최고 낙찰가 물품은 권혁 사인볼과 글러브 세트품목
경매는 미리 정한 최저가를 기준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내면 낙찰되는 입찰식 경매로 진행됐다.
그렇다면 이날 경매에서 최고가로 낙찰된 물품은 무엇일까. 오후 7시 무렵 진행된 개찰 결과 세트로 입찰된 '마루치 글러브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권혁의 사인볼'이 이날의 최고가인 16만100원에 낙찰됐다.
다음으로 이승엽의 친필 서명이 담긴 '야구 방망이·야구공 세트', 류현진·이대호·추신수가 지난 2012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기념으로 공동 싸인한 야구 방망이가 각각 15만원 낙찰가로 결정됐다.
아무래도 한국 사회에서 인기가 높은 종목인 야구와 연관된 경매 품목이 실제로도 경매 참가자의 적잖은 값을 받았다.
수집가나 자산가의 참여는 적은 행사이고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학생이 적잖게 참여한 행사라 발생하는 현상도 나왔다. 박태환의 친필 서명 운동복과 수영모 세트의 경우다. 10만원이란 그다지 높지 않은 금액의 응찰자가 낙찰을 받는 행운을 안은 것이다. 시중 판매가 수준의 값의 낙찰가다.
당초 이 세트 물품은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가격이 높게 잡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막상 응찰자가 많지 않았다. 결국 기념품 가치가 아닌 '낙찰받을 경우 실제 쓰려 생각하던' 사람이 썼던 값에 낙찰이 이뤄졌다. 결과발표 후 학생들도 '나도 경매에 직접 참가할걸'이란 표정이 역력했다.
가장 많은 응찰자가 있던 품목은 류현진의 사인이 담긴 야구모와 나이키의 농구화다. 17명이 응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국대 체육대학 스포츠경영학과는 학생회관 광장을 활용해 26일 '스포츠 기념품 경매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경매에는 각계 각층에서 기증한 108점의 스포츠 기념품이 입찰됐다. 사진은 이날 경매에 오른 씨름 샅바. (사진=이준혁 기자)
◇특이 품목도 상당수 나와..사료 가치 액자표구, 천하장사 샅바 등
경매엔 특이한 형태의 품목도 등장해 주인을 찾았다. 행사 특성상 비싼 가격에 낙찰된 것은 아니나 사료적 소장 가치가 있는 물품이다.
지난 6월24일 국내 프로야구 리그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선수 최초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찰리 쉬렉의 신문기사에 찰리와 당시 배터리를 이룬 김태군(이상 NC다이노스)의 사인을 넣은 액자가 그런 품목의 하나다. 이태일 NC 대표가 기증한 이 품목은 7만100원에 낙찰됐다.
천하장사 샅바도 등장했다. 2011·2013 천하장사 이슬기가 실제로 쓰던 샅바가 나온 것이다. 다만 낙찰가는 매우 낮았다. 시작가는 1만원이었고 낙찰가는 2만원으로 결정됐다. 야구 관련 각종 품목의 낙찰가에 비췄을 때 '한국 민속씨름의 인기가 예전같지는 않다'는 방증이었다.
이날 샅바는 이슬기 실착 샅바를 빼고도 모두 4종(박승현·이준희·이태현·존슨, 서명 샅바)가 응찰됐다. 모두 2만원에 낙찰자가 나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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