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내 맥주 시장 1위의 오비맥주가 외국인 사장을 영입하면서 앞으로 어떠한 경영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영업직의 신화 장인수 사장은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오비맥주는 20일 프레데리코 프레이레(Frederico Freire) AB인베브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지난 2012년 6월부터 오비맥주를 이끌었던 장인수 현 사장은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장 부회장은 사실상 실질적인 경영에서 물러나고, 고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회장은 2010년 오비맥주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되면서 '카스(Cass)'를 선두에 올려놓는 데 일조했다.
그 결과 오비맥주의 기업 가치도 훌쩍 높아져 올해 1월 AB인베브에 재매각될 당시 인수 가격이 앞서 2009년 KKR(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의 인수 때보다 세 배가 증가한 58억달러(6조1700억원)를 기록했다.
이달 11일에는 필스너 타입의 올 몰트(All Malt)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더 프리미어 OB(the premier OB)'를 출시했다.
하지만 맥주 성수기였던 올해 여름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논란이 일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가 진행되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오비맥주의 이번 인사는 최근 수입 맥주의 공략과 국내 제조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이번에 사장에 임명된 프레데리코 프레이레는 현재 AB인베브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APAC)의 통합 부문 부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 등 주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맥주 시장 1위의 업체인 만큼 글로벌 출신의 가세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프레이레 신임 사장이 국내 영업 출신의 장 부회장이 쌓은 성과 이상의 경영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신임 사장이 독특한 한국의 주류 문화와 유통 시장을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이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거기에
하이트진로(000080), 롯데주류 등 최근 국내 제조사가 보여주고 있는 기세도 만만치 않아 신속한 대응전략을 내놓는 것도 부담되는 숙제다.
우선 하이트진로가 자존심 회복을 위해 지난 4월 리뉴얼 출시한 '올 뉴 하이트(All New Hite)'가 맥주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하이트진로는 1분기 영업이익이 106억원에서 2분기 311억원, 379억원을 달성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롯데주류가 지난 4월 출시한 '클라우드(Kloud)'는 6개월 만에 6000만병을 판매하는 등 맥주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신임 사장 영입에 따라 예상되는 조직 개편으로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대대적인 인사와 조직 개편을 예상하는 직원들도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기반을 다진 상태에서 사업 강화를 위해 인사가 이뤄져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서 외국인 사장을 경험한 적이 있어 직원들도 적절히 대처하리라고 본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시장의 변화는 없겠지만, 오비맥주가 앞으로 어떻게 경영을 펼쳐 나갈지가 관건"이라며 "새로운 정책 변화와 함께 그에 따른 조직 구조도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프리미어 OB'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오비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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