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 업체인 나프토가즈가 비용 부담이 커져 동부지역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나프토가즈는 친러시아 반군이 점령 중인 동부지역에 이전처럼 가스를 공급해 줄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프토가즈 측은 "심한 재정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우크라 정치권은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 가스공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나프토가즈는 러시아에 밀린 가스 대금을 갚느라 엄청난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어서 우크라 정부를 반대하는 동부 지역까지 가스를 대줄 여유가 없다. 동부는 나프토가즈로부터 가스를 공짜로 얻어 쓰고 있다.
이대로 공짜 가스가 흘러가다간 향후 12개월 동안 10억달러나 손해를 보게 생겼다.
◇나프토가즈 가스시설 (사진=naftogaz.com)
매몰차게 석탄 공급을 끊어 버린 동부에 가스를 계속 공급해 준다는 것도 심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동부에는 주요 탄전이 밀집해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현재 동부 대신 남아프리카에서 석탄을 수입해 오고 있다.
동부지역의 교전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나프토가즈의 이런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우크라 정부는 동부에 제공하던 공공서비스, 은행 네트워크 등은 진작부터 중단했지만, 가스 공급 만은 끊지 못 했다.
국제사회로 부터 인도주의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살 수 있는 데다 동부의 뒤를 봐주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 가스 공급을 아예 중단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동부는 나프토가즈에서 가스를 얻고 있고, 나프토가즈는 우크라이나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가스를 러시아에서 수입해 온다. 가스의 출처가 러시아이기에 함부로 동부 가스 공급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대안으로 가스 공급을 지속하는 대신 동부 지역의 보조금을 삭감하거나 없애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프토카즈 안팎에서는 당장 동부 가스 공급을 중단하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프토카즈의 한 관리는 "다른 고객들은 왜 돈도 내지 않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 가스를 대주냐며 항의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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