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현직에서 물러나 공무원연금을 받고 있는 퇴직 공무원들이 17일 오후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나 "우리를 세금도둑으로 표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전국공무원연금수급권자총연합회 회장단 및 임원진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박명재 의원, 김학용 의원 등과 만나 공무원 연금개혁 방향과 새누리당의 개혁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약 70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의에서 퇴직 공무원들은 공무원 연금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지만, 일방적인 수준이나 강요, 밀어붙이기식 연금개혁은 안 된다는 입장을 새누리당에 전했다.
또 "공무원들을 세금도둑으로 표현하지 말아줄 것과 충분히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수급권자총연합회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재직하다가 퇴직해 연금을 수급하고 있는 37만여명의 공무원 연금 수급권자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지난 2000년 공무원연금이 종전의 보수연동 인상액을 물가 인상액으로 바꾸게 된 것을 계기로 조성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7일 오후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전국공무원연금수급권자총연합회와 면담을 가졌다.ⓒNews1
이날 수급권자연합회는 우선 새누리당이 '공무원들이 등을 돌릴지라도, 표를 잃을지라도 연금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등의 표현을 쓰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무원들을 파렴치로 몰며 자긍심에 손상을 주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또 절차상의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수급권자연합회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어 현직 공무원과 퇴직 공무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전행정부 장관 출신의 박명재 의원은 "과거정부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었지만 개혁이 늦어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새누리당도 충분히 협의할 것이고 양해를 구하면서 여러분 얘기를 듣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도 수급권자연합회는 공무원연금 유족연금이 축소되는 것 등 새누리당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고, 현행 공무원연금 시스템의 불합리한 점들에 대한 지적도 했다.
김무성 대표는 "재직 중 국가와 국민을 위해 많은 헌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치 못한 처우를 받은 여러분에게 공무원 연금이 후불적 성격의 보상이자 노후를 보장하는 생명과 같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퇴직 공무원 달래기를 시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그동안 3차례에 걸쳐 공무원 연금개혁을 했음에도 재정적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공무원연금이라는 제도 자체가 존립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집권여당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이해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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