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일본계 자금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일본계 자금의 순매수 규모는 3조150억원으로 같은 기간 유럽계 자금이 3조4250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엔케리 트레이드는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증시로 일본계 자금이 6개월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로 일본계 자금은 꾸준히 유입 중. (자료=금융감독원, 하나대투증권)
국내 증시에 일본계 자금의 러브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만 연구원은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정책 규모에서 본원통화가 기존 연간 60조~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되는 등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계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일본 공적연금이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는 지난달 31일 해외주식투자 비중을 12%에서 25%로 늘리고,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 사용하는 벤치마크를 기존 MSCI 선진국지수 대신 MSCI 전세계지수로 변경했다. 해외주식 비중을 늘리고 선진국 외 신흥국 주식 투자를 늘리겠다는 뜻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공적연금의 자산배분 비중과 벤치마크 변경이 확정된 만큼 자산배분 비중이 적용되는 내년 4월까지 기존의 해외투자금액을 변경된 벤치마크에 따라 조정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일본 공적연금은 3조원 규모의 한국주식을 매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 팀장은 "해외주식투자 비중을 기준인 25%까지 확대한다고 가정하면 우리나라에 추가로 유입 가능한 자금 규모가 1조8000억원으로 공적연금의 한국 주식 총 매수 규모는 4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지금부터 내년 3월까지가 한국주식에 대한 일본계 자금의 매입강도가 가장 강한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일본 투자자는 우리 증시에서 무엇을 담고 있을까. 식품과 IT업종을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 IT 하드웨어 기업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이후 외국인
꾸준히 순매수. (자료=Quantiwise, 하나대투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빠른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여성의 경제참여율 증가 등 일본과 우리나라의 유사한 인구구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변화는 조리된 가공 식품 판매 비중 증가 등 일본의 소비패턴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도 지난 4월 이후 음료와 주류를 제외한 식품업종에 대한 외국인 포지션이 9월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를 기록했다는 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국내 산업 중 일본과의 기술력 격차는 1년 미만, 중국의 격차는 1년 이상 되는 산업에 관심을 가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보가전 등 IT 하드웨어에 가까운 업종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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