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팬오션 인수전..누가 참여하나
2014-11-04 15:05:03 2014-11-04 15:05:03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028670)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팬오션의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4일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하고 예비실사를 거쳐 오는 12월 본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팬오션은 지난해 6월 모그룹 사태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수익구조를 재편, 법정관리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몸값을 높여왔다. 시장에서도 예상보다 빠른 경영정상화와 벌크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감안해 인수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김이 빠졌다. 현재는 닭고기 전문기업인 하림과 몇몇 국내 사모펀드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정부가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해 대량 화물 화주가 구조조정 중인 선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지만 유력한 후보였던 현대글로비스도 시장의 기대와는 다르게 인수전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히는 등 대기업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여기에 팬오션 소속 선박들이 국가필수선박으로 지정돼 있어 외국계 자본의 참여도 어려운 상황이다. 유사시 군수물자 등을 운송해야 하는 국가필수선박은 반드시 국적선이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 외국계 자본의 참여가 제한된다.
 
업계에서는 해운업황 회복이 요원한 가운데 수천억원에 달하는 팬오션을 선뜻 인수할 만한 선사나 기업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고가 용선 계약을 대거 해지하고 장기계약 위주로 수익구조를 재편했지만 예비실사 과정에서 새로운 부실이 드러날 경우 매물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팬오션의 인수가격을 6000억원~7000억원 내외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팬오션 인수전에 참여한 하림은 닭고기 분야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팬오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육계 생산에 필요한 사료를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전용 벌크선대를 확보할 경우 물류비용 등 원가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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