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의 승부수..브라질 일관제철소 완공 눈앞
2014-10-28 12:32:07 2014-10-28 12:32:07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수급 불균형 속에 동국제강이 역선택을 했다. 브라질 제철소 CSP 건설은 승부수였다. 60년 전통으로 축적된 경험이 승부사의 자질과 자신감의 기반이 됐다.
 
◇2016년 상반기 300만톤 규모 브라질 일관제철소 완공
 
동국제강은 브라질 북동부 쎄아라(Ceara)주에 포스코, 발레(Vale)와 현지 합작사 CSP를 설립해 내년 말 쇳물 생산을 목표로 연간 300만톤 규모의 고로 제철소를 건설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엔지니어링은 99.9%, 구매와 제작은 85.6%, 건설은 40.5%에 도달해 종합공정률 66%를 넘어섰다. 제철소의 핵심인 고로 건설이 완료되면 시운전을 거쳐 내년 말부터 쇳물 생산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동국제강은 오는 2016년 상반기 중에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의 브라질 제철소 CSP는 2001년 장세주 회장이 취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글로벌 프로젝트인 동시에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동국제강이 새로운 미래를 위해 준비해 온 역작이다.
 
동국제강의 브라질 고로 제철소 CSP에는 동국제강(30%)을 포함해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발레(50%)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철강사인 포스코(20%)가 참여하고 있다.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3사의 합작은 출범 이전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CSP는 포스코건설을 통해 2012년 7월부터 토목공사를 시작으로 일일 최대 1만여명의 건설 인원을 투입하고 있다.
 
상반기까지 소결, 고로, 제강, 연주 공장 등 주요 공장의 철골 공사와 설비 설치 등을 진행했으며 발전소, 변전소, 도로 등 인프라 공사가 병행되고 있다. CSP는 내년 상반기까지 각 공장의 설비 설치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제철소 건설이 6부 능선을 넘어섬에 따라 CSP는 고로 제철소 가동과 운영을 위한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CSP는 총 1500여명의 브라질 현지 직원을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고로 제철소 운영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다.
 
교육은 쎄아라 주정부와 합작사로 참여하고 있는 포스코 등과 협력해 브라질 현지 철강사 등은 물론 포스코(포항, 광양), 포스코-크라카타우 등지에서도 위탁 형식으로 진행된다. 
 
고로 제철소가 없었던 동국제강은 CSP가 가동되면 주력인 후판사업 부문에서 고로 제철소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그동안 슬라브를 매입해 가공, 후판을 생산했던 것에서 탈피해 직접 슬라브를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비용 절감을 물론 품질향상 등 수익성 개선 효과만 연간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동국제강은 CSP가 생산하는 슬래브 300만톤 중 우선권이 있는 160만톤을 고급강 중심으로 특화해 동국제강의 차세대 고급 후판 생산기지인 당진공장(연산 150만톤 능력)과 글로벌 일관 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원유수송용 후판이나 해양플랜트용 후판 등 고급 후판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고부가 후판 시장 겨냥..일본 JFE스틸과 협력 강화
 
이와 함께 동국제강은 후판 핵심 생산기지인 당진공장을 전진기지로 삼고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당진공장은 2007년 건설을 시작해 2010년 준공된 최신 후판 전용 공장으로, 연간 150만톤 규모의 후판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8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107척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양이다.
 
특히 당진공장에서 생산되는 후판 제품은 세계 10대 선급 인증은 물론, 미국 규격(API), 유럽 규격(EN10225), 노르웨이 규격(Norsok) 등 3대 규격도 모두 획득했다.
 
또 활발한 연구를 통해 2010년 가동 이후 총 114종의 신제품을 개발했으며, 올해 34종의 제품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해양플랜트용 후판의 95% 이상을 커버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동국제강은 당진공장의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올해 세계 8대 고로 철강사인 일본의 JFE스틸과 기술협력을 강화했다. 고로 제철소가 가진 노하우를 공유해 제품의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1월부터 당진공장에 TFT를 구성하고 JFE스틸과 슬래브 성분 최적화 부문, 소재 설계 부문, 조업기술 부문으로 나눠 각 부문별 개선사항을 발굴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후판기술 경쟁력 확보는 물론 원가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국제강 당진공장 전경(사진=동국제강)
 
기술 투자에 따른 성과도 하나씩 가시화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엑슨모빌, 토탈, 쉐브론, 동에너지 등 8개 오일메이저에 신규 후판 공급사로 등록했고, 총 10개의 프로젝트에 해양플랜트용 후판 10여만톤을 공급한 바 있다.
 
특히 북극해 등지에서 덴마크 동에너지(Dong Energy), 노르웨이 스타토일(Statoil), 미국 쉐브론(Chevron) 등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 동국제강이 상부구조물용 후판을 공급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후판 기술력을 입증했다.
 
해양플랜트 상부구조물용 후판은 최고난도의 후판 제조기술과 품질 보증력이 필요해 세계적으로도 극소수의 철강사만이 진입해 있는 시장이다.
 
◇봉형강, 고객맞춤형 제품으로 수요처 확대
 
후판과 함께 동국제강의 주력 제품인 봉형강 부문 역시 기술 혁신과 신시장 개척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동국제강은 국내 최고 효율의 철근공장인 인천제강소와 고품질 생산에 특화된 포항제강소를 통해 내진용 철근, 초고장력철근, 원자력 발전소용 철근, 나사철근 등 범용재 철근에서부터 신개념 철근까지 생산하며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형강제품은 중국산 저가공세에 반덤핑 제소, 수입대응 등으로 적극적으로 맞서는 한편,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신시장을 개척하고 고객맞춤형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기존 메트릭(mm) 단위가 아닌 인치(INCH) 단위 제품까지도 생산하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동국제강은 최근 자회사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을 통해 기존 연산 725만톤의 열연 사업과 함께 유니온스틸의 아연도금강판, 컬러강판 등 연산 285만톤의 표면처리강판 사업을 추가하면서 연산 1010만톤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종합철강회사로 재탄생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기존 조선, 중공업사 중심에서 가전사까지 다양한 파트너와의 사업 영역 확장이 가능케 됐다. 건설 부문 철강 수요에 대해서는 기존 구조용 강재 중심 마케팅에서 건축 내외장재에 이르는 포트폴리오까지 갖추고 통합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됐다.
 
◇브라질 북동부 쎄아라주의 뻬셍 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브라질 제철소 CSP 고로 전경(사진=동국제강)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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