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연내 코스닥 기업공개(IPO)는 70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 2010년 이후 최대입니다. 연초부터 상장유치에 적극 공을 들인만큼 내년에는 올해 이상의 성과를 올릴 겁니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본부장이자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사진)은 22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기업공개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 작업을 다지는 원년이었다"며 "올 하반기 예심청구기업과 상장 임박 기업들이 몰려있고 내년 상장을 노리는 기업들도 상장 리스트에 대거 올라 있다"고 설명했다.
◇연내 코스닥 70개 IPO..외국기업 상장 '독려'
김재준 위원장은 지난 1987년 증권거래소 입사 후 유가증권과 파생본부 등 여러 시장을 두루 거쳤다. 올해 7월부터는 코스닥위원장과 코스닥시장본부장을 겸임하는 통합 수장 자리를 맡았다.
그는 코스닥 시장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역동성'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굉장히 다양한 기업들이 포진돼 있고 시장 상황을 미리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며 "유가와는 달리 상장유치 과정이나 여러 특성상 100을 투입하면 60~70의 성과가 나오는 시장으로 직원들도 신나게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내에는 최대 70개에 이르는 코스닥 기업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23개의 기업이 상장했고, 40개를 웃도는 기업이 연내 입성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지난해 37개, 2012년 22개의 기업이 상장한 것에 비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 정부가 내놓은 상장활성화 정책과 맞물리며 코스닥본부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연초 신설된 상장유치팀은 증권사 IB, 회계법인, 벤처협회, VC협회 등과 손잡고 전국구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에만 약 60여번의 상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들과의 미팅을 통해 수백개에 이르는 기업들을 상장 물망에 올려놨다.
김 위원장은 "최근 매출액 50억~200억원, 순이익 10억원 이상의 비상장기업 50개를 대상으로 증권사 IB본부와 협력해 조사한 결과 이들 중 대부분이 상장 의지에 적극적이었다"며 "외형조건은 맞지만 내부통제가 있는 기업들에 대해 상담컨설팅 등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증시 입성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상장 필요성에 대해서도 절감했다. 현재 상장돼 있는 외국기업은 15곳에 불과하며 이중 10곳이 중국기업으로 '국적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는 지난 2011년 완리인터내셔널 상장 이후 발길이 뚝 끊겼던 중국기업의 상장이 예고돼 있다. 특히 거래소 측은 미국 쪽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미국에 있는 한상기업과 현지 바이오 기업은 국내 상장에 관심이 큰 편이다. 나스닥 대비 고평가를 받을 수 있고, 국내 시장을 영업망 거점으로 활용, 저렴한 상장 수수료 등 이점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내년 미국 현지기업이 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한상기업과 현지 바이오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상장 독려를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코스닥 분위기 선방..'외국인·기관 비중 늘려야"
올해 코스닥 시장 분위기는 괜찮은 편이다. 코스피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동안 코스닥 지수는 연초 이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약 15조원 증가했고, 거래대금 역시 10월 기준 2조원대를 웃돌고 있다.
또 무엇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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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068270)과 같은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시총상위주를 차지하면서 '2부리그'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코스닥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부품주 위주였던 코스닥 시장은 최근 바이오, 미디어콘텐츠, 플랫폼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장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유가 2중대', '부품주 시장', '상폐가 잦은 시장'이라는 코스닥 시장에 대한 대중들의 오해가 아직 남아있다"며 "선진 시장에 비해선 여전히 변동성이 높은 편이지만 과거에 비해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정작용도 활발하다. 지난 2009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제도가 실시되면서 코스닥사들의 횡령·배임, 불성실 공시 법인 수가 눈에 띄게 감소 추세다. 다만 상장폐지에 직면한 기업들에 대한 개선기간의 폭은 조정을 거쳐 넓힐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는 김 위원장도 공감한다.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 비중 확대가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외국인 비중은 연초부터 꾸준히 상승해 이달 기준 11%까지 올라왔다. 지난해 8~9%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상승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기관과 외국인 비중을 다 합해도 20%도 안돼 코스닥은 곧 개인시장이라는 인식이 강한 실정이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유인책으로는 '헤지수단' 확충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김 위원장은 "코스피 200선물, 개별주식선물옵션 등이 있는 유가시장과는 달리 코스닥에서는 스타지수200선물 이외에는 별다른 수단이 없어 관련 정책 당국과 협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전용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상품 출시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코스닥 상장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전용펀드나 ETF, 상장지수증권(ETN) 등 간접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코스닥 시장의 수급기반을 확충하도록 하는 데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코스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장 본연의 역할에 무엇보다 충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코스닥의 주요 기능이자 고유기능인 '자금조달'과 '자금회수'를 강조했다.
그는 "코스닥 조직의 독립성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자금조달과 투자자의 자금회수라는 고유의 기능이고 이것이 우리의 역할이자 몫"이라며 "올해 열심히 뛴 만큼 내년에는 더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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