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SK 감독 "시스템 야구로 강팀 되돌리겠다"
2014-10-23 16:42:41 2014-10-23 16:42:41
◇김용희 신임 SK와이번스 감독. (사진제공=SK와이번스)
 
[인천=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의 제5대 감독에 취임한 김용희 감독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선수들과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SK는 22일 오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김용희 감독의 취임식과 이만수 전 감독의 이임식을 진행했다.
 
김용희 감독은 "정말 뜻깊은 자리에 올라 빨간색 점퍼를 보니 가슴이 끓는 듯한 감정이 온다. 여러분의 눈빛이 그동안 그리웠다"면서 "오늘 '명문 SK'의 5번째 감독에 선임돼 상당히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서 "선수 여러분이 시즌 마지막에 보여줬던 가슴으로 뛰던 야구를 내년 시즌에도 보여줘야 한다"며 "정말 자신감을 갖고 내년에는 기필코 가을야구에 팬들을 초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최우선 가치는 '희생'과 '팀'이다. 그는 "팀 중심 가치관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 성적과 선수 육성이 가능하다"며 "팀이 여러분 가슴에 녹아든다면 자연스럽게 희생을 체득할 것이다. 끓는 가슴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용희 감독과의 일문일답.
 
◇"길게 보려 한다. '육성'이 화두다"
 
- 20년 전에 롯데 감독으로 취임했다. 이제 다시 SK의 감독으로 돌아왔다. 감회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롯데 감독을 처음 했다. 그 때는 전혀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서투른 점도 많고 부족한 점도 많았다. 물론 지금도 다르지 않다. 반드시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열심히', '최선'이란 단어는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진심을 담아 들릴 수도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만한 좋은 단어가 없다고 본다.
 
- 등번호 88번에 의미가 있는가.
 
▲처음엔 90번을 달게 됐고 이후 89번을 달았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88'이라는 어감이 생동감있는 의미를 준다. 처음부터 눈에 들어왔다.
 
- '내년에는 기필코 4강에 가야만 한다', '강하게 가야하는 초석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육성총괄 당시 어떤 느낌이었나.
 
▲사실 상당히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운동을 했다. 다만 연말이면 강화에 야구장이 완공된다. 나는 뒤를 받쳐주는 선수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장기적인 육성 시스템을 갖춰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 끊임없이 나올 수 있게 하려 한다. 그동안 6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대단한 기록을 남겼는데 이후 2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빨리 회복하는 데엔 육성이 주력이 돼야할 것이다.
 
-지난 두 해간 포스트시즌 진출을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첫째는 선수들 중에 구심점(리더)이 없었고, 두번째로 선수들의 부상도 적잖았다. 박희수, 윤희상, 최정 등 팀의 주축 선수가 많이 빠졌다.
 
더불어 언급하기 민망하나 외국인 선수 활약이 여러모로 문제였다. 똑똑한 외국인 선수 2명만 있었다면 그 팀의 성적이 달라지는데 올시즌을 보면 외국인 선수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 세 가지 이유로 2년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임원일 SK와이번스 사장(왼쪽), 김용희 신임 SK와이번스 감독. (사진제공=SK와이번스)
◇"김성근 감독과 만나 가슴에 와닿는 말을 많이 들었다"
 
-(SK에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이 있었고 이만수 감독의 스타일이 있었다. 느낌이 어떤가.
 
▲6년 연속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대단한 기록이다. 이는 강병철 감독을 비롯한 오랜 구단의 역사에 따른 것이다. 좋은 점은 우리가 계승해야 한다고 본다. 김성근 감독을 통해 좋은 말씀도 많이 들었고 이만수 감독에게도 조언을 구하려 한다. 이기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추구하는 야구는 시스템 야구다. 시스템 야구로서 승부를 하고 싶다.
 
-김성근 감독에게는 어떠한 조언을 들었는가.
 
▲야구 원로시고 많은 지식을 갖고 계신다. SK에서 정말 좋은 성적을 낸 분이다.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당연히 배울점이 있다. 말씀 하나하나 새겨들을만한 조언을 들었다. 정확한 이야기를 하기는 힘들지만 가슴에 와닿는 말을 많이 들었다.
 
-2년이란 계약기간은 짧다. 어떻게 하려 하는가.
 
▲프로에서 필요한 것은 승리다. 승리가 따라오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시스템 야구가 정착이 된다면 SK가 추구하는 2년이란 계약기간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2년이 지나고 시스템에 의해서 좋은 성적이 나면 계약을 연장할 수도 있는 것이고, 내 능력이 부족하면 후임 감독이 그 부분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계약기간에 대해선 연연하지 않는다.
 
-1994년에 처음 감독이 됐다. 이후 오랜 시간 현장을 지켰다. 당시와 지금의 야구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하나.
 
▲1994년과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다만 야구로 승부를 내는 부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졌다면 좀더 상세화되고 체계화됐다는 점이다.
 
초창기만 해도 프로의식이 부족했지만 이젠 선수에게 주어진 환경도 좋아졌고 감독도 준비가 돼 있는 분들이 많다.
 
예전 사람들은 혜택을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로 선택받기 어렵지 않았다. 이젠 지도자도 경쟁해야 한다. 열정과 지식이 없으면 할 수 없다. 지도자라고 하면 선수를 관찰하고 공부하고 소통하는 부분이 돼야만 올바르게 팀을 이끌 수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은 안해서 못하는 선수가 나쁘지만 지도자는 몰라서 못하는 것이 더 나쁜 것 같다. 지도자가 많이 공부해야 한다. 요즘 지도자들 정말 공부 많이 한다.
 
◇김용희 신임 SK와이번스 감독. (사진제공=SK와이번스)
 
◇"모든 FA 잡기 위해서 노력할 것"
 
-FA가 많다. 해외 진출을 도전하는 선수도 있다.
 
▲FA 선수들에 대한 부분은 고민이 많다. 핵심전력 김광현은 빠져나간다면 큰 마이너스가 된다. 모든 FA는 가능한한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최대한 잡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다른 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팀에서 오래 있으며 동료들과 호흡하며 맞추는 것도 가치가 있는 성과가 아니려나 생각을 한다.
 
-코칭스태프 구성 계획에 대해 설명해달라.
 
▲1군 타격코치를 맡던 김경기 코치가 수석코치로 선임됐다. 선수들과의 호흡 관계나 야구에 대한 지식과 열정이 향후 큰 무대에서 더 활약할 만하다. 나와 2군에 있을 때 호흡도 맞췄고 팀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선수들과 호흡 관계나 야구에 대한 지식, 열정이 뛰어나다. 소통 부분에 중점을 뒀다. 기타 배정에 대해선 빠른 시간내로 결정해 발표하려 한다.
 
-다음 시즌 준비에 가장 주안점을 두려고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첫째는 체력이다. 올해와 달리 내년엔 경기가 많다. 어떻게 체력관리를 잘 해 시즌말까지 끌고갈 것인가다. 8월부터가 관건이다. 이후 체력관리를 더욱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 더불어 투수에 공을 들여야하지 않나 싶다. 투수력을 적극적으로 보강하려 한다.
 
또한 좀더 '빠른 야구'가 필요하다. 도루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긴 했지만 더욱 적극적으로 뛰고 훌륭한 베이스러닝을 이뤄야 한다. 야구는 투수력-수비력-공격력 등이 중요하나 순서를 따지자면 투수력-수비력 순이고 공격력 전에는 주력이다. 나도 분명히 뛰는 야구를 할 것이다.
 
-끝으로 한마디.
 
▲감독이란 누구도 하고 싶다고 할 수 없지만 어릴 때부터 했던 야구이기에 책임감을 갖고 꾸준하게 공부하려고 했다. '이 몸 죽을 때까지 평생 생각을 하고, 가져가야할 근심거리가 하나 있다'라는 격언이 있고 제게는 그것이 바로 야구다.
 
이번에 감독을 맡았고, 준비했던 것을 펼칠 수 있게 돼 매우 영광이라 생각한다. 과거와 크게 달라지거나 하지 않았다. 1994년에도 시스템 야구를 하겠다고 행각했고 나는 시스템 야구는 '개인의 역량에 의존해 성략하는 팀은 수명이 오래 가지 못한다'고 보기에 중요하다고 여긴다.
 
시스템은 매뉴얼을 기초해 체계적인 부분과 과학적인 부분을 가미해서 형성된다. 그것이 만들어지면 그 다음부터는 주력선수들이 빠져나가도 꾸준히 지식과 경험이 녹아있기에, 향후 감독으로 인한 팀의 변화도 줄어들 것이다. 시스템야구, 그것이 오랫동안 강팀을 향해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날 행사에는 계약 만료로 퇴임하는 이만수 전 감독의 감독 이임식이 함께 열렸다. 최창원 SK와이번스 구단주(왼쪽)이 이만수 전 감독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SK와이번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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