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리베이트 때문에 약값 올랐다고 볼 수 없다"(종합)
소비자들, JW중외제약·대웅제약 상대 패소
2014-10-23 10:48:05 2014-10-23 10:48:05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환자들이 제약사의 리베이트로 인해 의약품 가격이 상승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모두 패소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재판장 오영준 부장)은 박모씨 등이 JW중외제약(001060)·대웅제약(069620)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JW중외제약·대웅제약과 함께 소송을 당했던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경우 이날 법원에 소를 취하한다는 팩스가 전달되면서 판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판부는 "제약사들이 의료기관과 공모해 소비자들이 구입한 의약품 가격을 리베이트 가격에 상응하게 올려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증거가 없다"며 "또 실제 소비자들이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제약사들이 의료기관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결이나 행정소송 확정 등에서 불법행위로 인정된 것은 제약사들 사이에서 자사 의약품을 더 팔기 위해 의료기관에 판촉·로비를 했다는 사실인데 이를 가격 담합과 연결시킬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만약 제약사들이 의료기관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판촉·홍보비가 일부 증가해 의약품에 반영됐다고 해도 당시 규제법에 위반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또 시장 경쟁체제에서는 시장가 책정은 공급자에게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당시 실거래가상환제가 시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의약품 고시가는 사실상 건강보험관리공단이 제시한 상한가를 기준으로 고정가격제를 지키고 있다"면서 "의료기관은 이를 건강보험관리공단에 청구해서 지급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사들도 고시상한가가 사실상 시장고정가로 인식하고 별도로 거래가를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이를 전제로 의료기관에 대한 영업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굳이 제약사와 의료기관이 공모해 의약품 가격을 상한가로 유지할 동기가 없었다"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끝으로 "의약품의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시장형 실거래가상한제처럼 의약품 가격이 수요와 공급 또는 가격경쟁 원리에 따라 결정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손해배상보다는 고시가 상한제를 정함에 있어서 환수규모를 적절히 반영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서 해결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원고인 소비자들은 이들 제약사들이 요양기관에게 명목상으로는 상한금액으로 판매하고 실질적으로는 수금 및 매출할인과 각종 리베이트를 통해 해당 약제를 상한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판매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에게는 명목상의 판매금액을 신고함으로써 이득을 챙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재판장 오영준 부장)은 23일 박모씨 등이 JW중외제약·대웅제약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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