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발 밑으로 전자파가 흐른다
2014-10-15 20:41:13 2014-10-15 20:41:13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요즘 서울 시내 곳곳에서 싱크홀(Sink hole)이 생기자 길을 걷다가 무슨 봉변이라도 당할까 걱정스런 마음이다. 그런데 걱정이 또 생겼다. 서울 시내 곳곳에 묻힌 고압송전선로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전자파가 나온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15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서 154㎸~345㎸ 고압송전선로가 땅에 묻힌 '고압송전선 지중화 구간'은 여의도 국회 앞과 양천구 목동, 영등포구 양평동, 노원구 상계동, 서초구 서초동, 강남구 삼성동·대치동 등 5개 구 7개 동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이로만 따져도 341㎞나 되는데,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에서 이곳의 전자파 강도를 측정해보니 송전선이 지상으로 지나게끔 된 곳보다 훨씬 강한 전자파가 방출되고 있었다.
 
우선 지난 11일 국회 앞 154㎸ 고압송전선 지중화 구간에서 전자파 세기를 측정한 결과 전자파가 최소 4.67mG(밀리가우스)에서 최대 185.8mG로 조사됐다. 이는 고압송전선 지상화 구간의 전자파 세기(11mG∼60.09mG)보다 최대 15배 정도 높은 수치다.
 
양천구 목동에서는 최소 0.4mG와 최대 65.08mG로 측정됐다. 또 노원구 상계동은 83.5mG~300.2mG, 서초구 서초동은 4.53mG~16.69mG, 강남구 삼성동은 1.40mG~13.07mG, 대치동은 2.41mG~12.0mG의 전자파가 확인됐다. 아울러 345㎸ 송전선이 지나는 영등포구 양천동 지역이 전자파 세기는 7.99mG~131mG였다.
 
이번 조사결과, 송전선이 묻힌 깊이에 따라 지상으로 방출되는 전자파 강도가 차이를 보이기는 했지만 154㎸ 송전선 지중화 구간이나 345㎸ 송전선 지중화 구간 가릴 것 없이 모든 지역에서 고압송전선 지상화 구간보다 높은 전자파가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세계보건기구(WHO)는 3mG~4mG의 전자파가 어린이 백혈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2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지만 정부와 서울시는 이 지역의 전자파를 공식 측정한 일도 없다"며 "국회 앞과 양평동, 목동, 상계동 등은 전자파 세기가 특히 강했다"고 지적했다.
 
국회가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주요 나들이 장소고, 서초동과 강남구·대치동 등에 주거·상업시설이 몰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아이들이 전자파에 무방비로 노출된 셈. 
 
이에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정부가 서울과 전국의 고압송전선 지중화 구간에서 전자파 발생실태를 전수조사해야 한다"며 "전자파가 특히 센 곳은 안내판을 설치해 오래 머물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전자파 차단 기술이 적용된 차폐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일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이 여의도 국회 앞의 154㎸ 고압송전선 지중화 구간에 대한 전자파 세기를 측정하고 있다.(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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