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삼성물산(000830)이 독기를 제대로 품었다. 올 상반기 1000가구 안팎의 주택 분양물량을 기록하며 체면을 단단히 구겼던 삼성물산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예측 분양 물량만 총 2만여 가구로 '주택시장의 강자'로의 귀환을 예고하고 있다.
1일 부동산114 REPS와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 빅6의 '사업시행인가 단계 이후의 재건축 단지 수주물량 및 점유율'을 보면, 시공사 선정 중인 재건축 물량은 총 14만8000가구로 이 가운데 삼성물산은 1만9348가구(18.0%)로 가장 많은 물량을 수주했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상반기까지는 1000여 가구의 주택분양을 기록했지만, 올 하반기부터 재건축 분양이 급증하면서 9510가구의 가락시영과 둔촌주공, 재개발 사업 등을 모두 합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예측되는 분양 물량만 2만 가구가 넘는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올해 타사보다 보수적인 주택사업 전략을 유지했지만, 내년은 물량 증가 및 자체 사업 검토 등으로 주택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9.1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재건축·재개발 분양은 2만8000여 가구로 지난 2005년 이후 최대 규모가 예상된다.
올해 분양했거나 분양예정 재건축 시장에서 상위 6개사의 점유율은 약 69.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이 참여하는 가락시영 9510가구 재건축의 연내 분양이 가시화 되고 있어 이들 건설사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수도권 지역의 재건축·재개발의 경우 조합원들은 시공사를 선정할 때 건설사 브랜드를 최우선으로 삼는다"면서 '삼성물산 래미안은 브랜드 가치가 높아 재건축 주택사업에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강남권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분명 대형 건설사들을 선호한다"면서 "다만 요즘은 삼성물산 '래미안'뿐 아니라
GS건설(006360) '자이',
현대건설(000720) '힐스테이트' 등 다른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의 가치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합원들은 역세권, 학권, 편의시설, 분양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개발 콘셉에 맞는 아파트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물산은 지난 1997년 IMF 당시 '래미안'을 아파트 브랜드 개념으로 마케팅과 광고를 통해 처음 도입하면서 국내 브랜드 아파트 시대를 개막했다.
90년대 아파트는 투자가치가 높은 대상으로 인식됐고, 래미안은 당시 사회적 배경과 맞물려 다른 아파트 브랜드와의 차별화에 성공한다.
아파트를 투자개념으로 본 수요자들의 입장과 잘 맞아 떨어지면서 브랜드 아파트 개념이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 래미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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