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휴전협정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유혈 사태가 점차 누그러지는 등 군사적인 위협은 줄었으나, 러시아의 가스 공급과 관련한 외교적인 문제가 재부각됐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트로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반군과의 교전과 관련해 가장 위험한 순간을 통과했다"고 진단했다.
포로센코 대통령은 또 "전쟁의 가장 위험한 부분이 종료됐다고 확신한다"며 "의심할 것도 없이 나의 평화 계획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도네츠크 국제공항 교전에서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소규모 전투가 이어지긴 했지만, 별다른 피해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우크라이나와 반군,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다자간협상을 통해 휴전 의정서(protocol)를 채택하고 실행 방안을 논의해왔다.
그 실천사항으로 정부군과 반군 측은 전선에서 15㎞씩 물러나 총 30㎞의 비무장지대를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도 우크라 국경 지역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나무숲 길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처럼 국제사회의 지원과 자구 노력으로 동부 지역의 불안감은 일정 부분 해소됐지만,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안보 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6월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업체 가즈프롬은 우크라이나가 미지급한 가스대금을 이유로 그 지역에 대한 가스 공급을 아예 중단해 버렸다. 당시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었지만, 겨울이 점점 다가옴에 따라 가스 부족 사태로 나라가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4일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러시아는 우리를 얼려 죽이려 한다"며 "러시아의 손에는 군대 말고도 에너지를 비롯한 다양한 카드가 쥐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자국산 가스가 유럽을 거쳐 우크라이나로 재수출되는 것까지 막고 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막대한 천연자원을 무기 삼아 구소련 출신인 우크리아나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예정대로 EU에 편입하기 위한 절차를 착착 진행 중이다.
포로센코 대통령은 이날 국가개혁 프로그램인 '전략2020'을 발표하고 "개혁안에는 오는 2020년까지 시행할 60가지 개혁과 특별 프로그램이 담겼다"며 "이것을 다 이행하면 EU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 측은 "우크라이나는 EU에 가입하기 전에 러시아와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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